12월 첫째 주는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예방법을 알리기 위해 제정된 에이즈 예방 주간이다.
후천성면역결핍증으로 불리는 에이즈는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가 인체로 침입해 면역세포를 공격하고 파괴하며 사람의 면역 기능을 약화시키는 질환이다. 여기서 HIV는 에이즈의 원인 바이러스이며, 에이즈는 HIV 감염으로 면역 체계가 심각하게 손상된 상태를 의미한다. 즉 HIV에 걸린 사람은 ‘HIV 감염인’이며 모두가 에이즈인 상태는 아니다.
질병관리청의 HIV/AIDS 신고 현황 연보에 따르면 2023년 신규 HIV 감염자 수는 1005명이다.
▲ 김 준형 교수
이중 내국인은 749명이며 외국인이 256명이다. 특히 내국인 신규 감염자 수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외국인 감염자 수가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HIV 감염은 감염인과의 성접촉, 감염된 혈액에 노출, 주사 바늘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경우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데 국내 감염경로의 대부분은 ‘성접촉’이다. 실제로 신규 HIV 감염인 감염경로 조사에서 응답한 전체 감염자 566명 중 564명(99.6%)이 성접촉을 통해 감염됐으며, 이 중 54%(306명)는 동성 간 성접촉을 통해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HIV는 악수나 포옹, 식사, 물건 공동 사용 등 일상적인 생활에서의 접촉으로 감염되지 않는다. 감염경로의 99%가 성접촉인만큼 ▲익명 성접촉 ▲성매매 ▲콘돔 미사용 등 안전하지 않은 성접촉을 피하는 것이 확실한 예방법이다.
HIV 감염은 불과 몇 년 전까지 사망에 이르는 병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치료제의 발전으로 만성질환처럼 관리가 가능한 질환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HIV 감염 초기 단계에서 적극적인 치료를 하면 에이즈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감염내과 김준형 교수는 “HIV 감염인이 초기 적절한 치료를 통해 체내 바이러스의 양을 줄이고 면역세포를 높게 유지한다면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며 “따라서 HIV의 신속한 진단과 치료는 개인의 건강 측면에서 필수적이며, 나아가 타인에 대한 전파도 막을 수 있어 감염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즉 빠른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지역 보건소에서는 익명으로 HIV 진단 검사를 무료로 진행해 주며, 정부에서는 진료에 대한 본인 부담금을 지원해 주고 있다.
김 교수는 “HIV에 노출됐다는 생각이 든다면 가까운 보건소를 방문해 진단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신속검사를 통해 결과도 20분 만에 알 수 있다”며 “만약 HIV 양성판정을 받았다면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는 것이 에이즈로의 진행을 막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