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낮은 출생률과 기대 여명 증가로 빠르게 고령화되어 왔으며, 2026년에는 65세 이상의 고령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로 증가하여 초고령화사회에 접어들게 된다. 고령화로 인해 나타나는 여러가지 건강문제는 입원, 요양시설 입소 등을 증가시켜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경제적 부담 악화 등의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노쇠’는 노인에서 발생하는 하나의 의학적 증후군으로 건강의 취약성 증가와 생리적 기능 저하로 인해 기능 장애와 의존성이 증가하는 것을 말한다. 이전 진행되었던 연구 결과를 보면 건강한 노인들에 비해 노쇠한 노인들에서 3년 사망률이 2배 이상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또 다른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노쇠의 예방이 사망의 위험을 3-5% 가량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결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따라서 노쇠에 대한 포괄적인 평가와 예방은 노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기능적 감퇴를 예방하며 사망률과 요양시설 입소율을 감소시키는데 중요하다. 현재까지 여러가지 노쇠 측정 도구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아직 노쇠에 대한 정확한 정의는 없으며, 각 노쇠 측정 도구의 개발 배경 및 특성에 따라 유병률이 다르게 나타난다. 이에 따라 이미 노쇠가 진행
당뇨발은 모든 창상(상처, 궤양) 중 가장 치료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만성창상의 대표질환으로, 그 치료는 간단치 않으며 일반창상의 치료와는 치료원칙과 방법 등이 확연히 다르다. 당뇨발의 치료를 어렵게 하는 네 가지 대표적 요소가 있는데 혈액순환부전(vascularity), 세균감염(infection), 신경병증으로 인해 발에 가해지는 과도한 압력(pressure), 그리고 창상치유의 원천 (source), 즉 세포들의 기능부전이 그것이다. 앞에서 당뇨발의 혈액순환부전, 세균감염, 신경병증 등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이 되었으므로, 본 원고에서는 이러한 당뇨발 치료의 중요 원칙을 간단히 요약하여 설명하고, 최신 치료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혈액순환부전 (Vascularity) 당뇨병 환자들은 혈관에 동맥경화가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다. 동맥경화가 진행된 혈관은 혈관벽에 콜레스테롤, 혈전 등의 찌꺼기가 차면서, 혈관벽이 좁아지게 되는데, 따라서 혈액이 통과할 수 있는 혈관내의 공간이 부족하게 되고, 심한 경우 혈관이 막히게 된다. 이러한 큰혈관병증 (Macroangiopathy)이 오게 되면, 혈액공급의 부족으로 세포들의 활동에 필요한 산소나 영양분의 공급도 불충분
당뇨의 가장 대표적인 합병증 중에 하나가 당뇨병성 신경병증이다. 처음 당뇨를 진단할 때부터 약 10-18%에서 신경병증을 동반할 수 있고, 초기에 증상 없이 시작해서 서서히 진행되고, 일단 생기면 회복이 안되며, 당뇨병성 궤양과 절단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각별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한 질환이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침범되는 부위에 따라 크게 감각신경병증, 운동신경병증, 자율신경병증으로 나눌 수 있다. 감각신경병증은 주로 양측성으로 처음 증상은 발 가락과 발에서 시작하여 서서히 근위부로 올라오게 되고, 소위 양성(positive) 증상 과 음성(negative) 증상이 흔히 공존하게 된다. 양성증상은 화끈거림, 따끔거림, 저림 및 시린감이 있고, 음성증상은 감각저하가 있다. 양성증상이 주인 경우에는 신경병증을 쉽게 의심할 수 있으나, 음성증상인 경우에는 진단이 늦어지고, 신경병성 궤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운동신경병증은 감각신경병증보다 덜 침범되지만, 발가락과 손가락의 근위축을 동반한 변형을 일으킬 수 있고, 허리, 엉덩이 및 허벅지 등의 근위부에서도 근위축과 근력저하도 생길 수 있다. 특히 발에서 내재근과 외재근의 불균형으로 갈퀴발가락(claw toes),
1. 서론 당뇨발로 인하여 절단을 초래하는 주요 원인은 동맥혈관이 막힘으로 발생하는 혈관 병증이다. 당뇨병 환자에서 보이는 혈관병증의 빈도는 당뇨병 진단 시 약 8% 정도 이지만, 10년 뒤에는 약 15%, 20년 뒤에는 약 45%로 증가하게 된다. 또한 혈관병증이 있는 경우에는 약 1/4정도에게 하지 조직궤양이 발생되며, 이들 궤양 환자 중 약 1/4 에서 하지 절단을 유발하게 된다. 당뇨병에서 동맥혈관이 막히는 혈관병증의 주요 원인은 죽상경화증이다. 일반적으로 동맥경화증과 관련된 죽상경화증은 고지혈증에서 보이는 기름덩어리 같은 찌꺼기가 동맥혈관 내벽에 쌓이면서 좁아지거나 막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당뇨병에서는 이와 더불어 동맥 혈관벽에 석회화가 진행되어 동맥조직이 돌처럼 딱딱하게 되어 혈 관 탄력성이 감소되는 현상이 추가되어, 궁극적으로는 동맥을 통한 혈류 흐름이 더욱 나빠지게 된다. 다행히 당뇨병성 혈관병증은 급성으로 발생되기 보다는 만성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조기에 진단을 하여 병의 진행을 막거나 조직괴사와 같은 합병증을 최소함으로써 하지 절단을 예방할 수 있다. 따라서 혈관병증에 대한 정보를 아래와 같이 정리하여 당뇨인들에게 건강한 다리를 유지할
2018년은 필자가 성형외과에 입문한지 만 30년이 지난 해이다. 성형외과라는 학문자체가 창상치유를 전공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그동안 여러 종류의 창상환자를 진료 해 왔으나 필자가 본격적으로 당뇨발 치료에 관심을 갖고 연구에 집중하기 시작한 것은 2002년 세포이식 치료법을 개발하면서 부터이다. 이때만 해도 세포이식만 하면 창상이 호전될 수 있다는 지금 생각하면 약간은 창피한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물론 세포이식 치료는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어떤 창상에도 치유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어떤 치료법이던지 임상적으로는 치유되지 않던 창상을 완전히 치유시킬 수 있을 정도로 효과가 있어야만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많은 당뇨발 환자들이 세포이식 치료법으로 만족할 만한 효과를 보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치료효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환자들에게 세포치료법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공부도 하고 또 필요한 연구도 하면서 이제는 세포치료 초기보다는 많은 발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필자를 찾는 환자 중 적지 않은 분들이 ‘이 병원에 오면 간단히 세포만 이식하면 치료가 끝난 다고 들었는데 왜 여러 검사를
나는 지금도 개복수술 의사다. 과거 모든 수술을 개복으로 진행하였고, 지금도 어렵고 몹시 진행된 암은 개복수술을 시행한다. 나는 복강경의 경험도 없었다. 로봇수술 후 몇 건 복강경 수술을 시행하여 보았지만 복강경 수술은 로봇수술에 비해 힘이 들어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려운 수술법이었다. 우리 세브란스병원에서 2005년 5월 우리나라 최초로 intuitive 로봇이 도입되어 “말도 안된다”라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로봇수술이 우리나라 처음 이루어지기에 그래도 궁금해서 로봇 수술 장면을 보았다. 로봇수술 장면을 보면서 “별거 아니네”라는 마음과 “수술은 저렇게 하면 안 되는데…”, “내가 한번 해보면 저것보다는 암을 잘 뗄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을 하다가 새로운 기술에 대한 도전으로 무모하게 한 건을 시행해보게 되었다. 로봇수술을 위해서는 로봇을 다루는 법도 배워야 하고 일종의 로봇수술 인증서도 받아야 하는데 로봇을 다루어 본 적도 없고 인증서도 없이 전날 로봇기계 OFF 하지않고 30여 분 만져본 뒤에 처음 로봇수술을 잡았다. 개복수술에 자신이 있어 언제나 “하다 안되면 개복하면 되지…”하는 마음으로 로봇 첫 case를 수술해봤다. 당시나 현재에도 처음 로봇
2016년 3월 15일, 전세계가 주목한 “Google DeepMind Challenge Match”에서 마침내 인공지능 프로그램 “AlphaGo”는 바둑분야에서 세계 최고 경지에 오른 이세돌을 4승1패로 완파했다. 사실 인간이 만든 전기회로를 기반으로 한 컴퓨터가 “인공지능”의 범주로서 인식되기 시작 한 후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을 넘어서 왔지만, 이날은 인공지능이 끝내 넘지 못하던 인간사회의 마지막 자존심 바둑이라는 게임의 전술상의 다양성으로 인해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기기는 힘들 것 이라는 막연한 기대을 꺾어버린 매우 충격적인 사건으로 기록되는 듯했다. 하지만 Google 의 최고경영자 Eric Emerson Schmidt가 이야기했듯이, 이 사건은 많은 사람에게 누구의 승패와 관련이없이 인류의 승리로 기억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새로운 인공지능시대의 서막을 환영하는 축제의 분위기가 이어졌다. John Gibbon이 처음으로 심-폐순환기계를 발명한 것을 시작으로, 심장의 구조적인 결함을 외과적인 시술로 고치기 위한 인류의 노력은 끊이지 않았다. 이에 힘입어 여러 과학자들과 의사들은 불치의 병이라 여겨지던 여러 심장질환들을 하나씩 치료 가능한 질병으로 굴복
1. 서론 – 역사와 의의 로봇 수술은 기술의 발전이 수술 분야에 접목된 대표적 예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수술 기구의 발전 방향인 자동화와 안전성 보장이라는 큰 틀에서 이해될 수 있는 기술이지 만 외과의의 복잡한 손놀림을 재현해 냈다는 점에서는 한 단계 더 진보된 기술적 발전이라고 볼 수 있다. 흉부외과 분야에서는 일찍부터 로봇 수술의 적용 가능성에 대해 여러 시도가 이루어져 왔고 현재는 심장, 폐, 식도 및 기타 여러 흉부 질환 수술에서 적용이 되고 있다. 로봇 수술의 초창기였던 2000년대 초 중반에는 미국과 유럽 그리고 국내의 많은 흉부외과의들이 로봇 수술에 뛰어들었다. 흉부에 발생하는 여러 질환을 로봇으로 수술한 보고가 증가하였고, 많은 사람들이 기대에 찬 시선으로 로봇 수술의 미래에 대해 호의적으로 생각하던 시기였다. 그러나 미국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 흉부 질환에 대한 로봇 수술은 기대만큼 많이 증가하지 못하였고 초창기 로봇에 호의적이었던 시각도 서서히 중립적인 시각으로 바뀌게 되었다. 2000년대는 흉강경 수술이 급성장하던 시기였으며, 비용적 우위를 바탕으로 한 흉강경 수술에 비해 로봇 수술이 뚜렷한 장점을 보이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큰 문
최근에 들어서 신문이나 잡지에서 는 인공지능에 대한 기사가 하루라도 빠지지 않고 관심을 끌고 있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한다는 이야기도 서슴없이 나오고 있지만, 사실 지금으로서 는 인공지능을 여러 방면에서 활용되면서 각 사용자에게 좀 더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편의와 효율성을 제공하는 시점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분야 중의 하나가 의료정보를 활용한 인공지능의 개발이다. 질병 진단에 이미 활용이 되고 있다 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이다. 진단 분야 외에도 치료, 의약개발, 사전예측 분야, 사후 관리 분야 등에 활용되고 있다. 그런데 인공지능은 결국 Big Data에 기반을 두고 분석과 논리를 통해서 답을 구하는 방법이라 Big Data 없이는 제대로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없게 된다. 여기서 활용되는 Big Data에는 의료 정보뿐만 아니라 개인정보도 포함할 수 있다. 인류는 제2차 세계대전이 진행되는 동안 영국의 말렌 튜링이라는 천제적인 수학자를 통해서 독일의 암호해독을 위한 기계를 만들어 낸다. 이 기계를 튜링머신이라고도 불렀는데 지금의 컴퓨터 구조를 정립한 최초의 기계이자 현대 인공지능 (Artificia lIntellige
2017년 하반기, 그리고 2018년 상반기 대한민국 을 가장 크게 흔들었던 키워드를 골라보라면 무엇을고르겠는가? 다양한 의견이 있겠지만, 블록체인, 암호화폐, 그리고 비트코인을 빼놓기는 어려울거라고 생각한다. 비트코인을 필두로 한 암호화폐 투자 열풍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퍼져나갔고, 이제는 누구나 블록체인이 무엇인지, 암호화폐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하였다. 여기서 질문이 생긴다. 가상화폐 또는 전자화폐란 것은 이전에도 있었던 개념인데 새로 등장한 암호화폐라고 부르는 가상화폐는 과연 무엇일까? 과거의 가상화폐와 무엇이 다른가? 또 암호화폐의 기반 기술이라고 이야기하는 블록체인은 정말로 여러 사람들 말처럼 사회를 바꿀 수 있는 기술인 것인지. 2009년 사토시 나가모토(Satoshi Nakamoto)라는 가명을 사용한 한 연구자는 Bitcoin: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이라는 제목의 백서를 발표하였다. 백서를 통해 사토시는 이중지불 문제(double-spending problem)를 해결하였다. 이중지불 문제는 온라인 상에서 가상화폐가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 거래될 때, 개인이 특정 개인에게 이미 지불한 가
실리콘밸리의 유명 벤처투자가인 비노드 코슬라는 2012년, “미래에는 80%의 의사가 컴퓨터로 대체될 것이다”라고 주장해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당시에는 꽤나 파격적이고 황당하기까지 했던 이 주장은, 마침내 인공지능의 영향이 가시화된 지금은 더 이상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한국에서 크게 관심을 받지 못하던 인공지능은 알파고 이후 돌연 국가적인 관심사로 떠올랐다.소위 4차 산업혁명 열풍은 이제 좀 지나친 감이 있지만, 분야를 막론하고 인류의 미래에 인공지능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은 이론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 그러한 영향에서 의료도 결코 자유롭지 않다. 의료 인공지능, 어디까지 왔나 의료는 이미 예전부터 인공지능 기술이 가장 우선적으로 활발하게 적용되어 온 분야였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 들어서는 그 발전 속도와 범위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환자 진단, 치료 결과 예측, 영상 의료 데이터 분석, 유전체 분석, 임상 시험, 신약 개발, 환자 생체 신호 분석 등에 인공지능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활발하다. 필자는 인공지능의 의료 분야 활용을 크게 다음과 같은 세 가지로 본다. ·복잡한 의료 데이터를 분석해서 의학적인 통찰을 얻는 인공지능 ·이미지 형식의
썬 마이크로시스템즈는 ‘네트워크가 컴퓨터’라는 슬로건과 인터넷의 기반언어라할 수 있는 자바로 유명하다. 2009년 오라클에 합병되기 전까지 30년 가까이 IT 업계의 강자로 군림한 이 회사는 4명의 창업자에 의해 1982년 설립되었다. 그 중 한명이자 썬 마이크로시스템즈의 초대 CEO, 지금도 실리콘 밸리의 IT 구루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비노드코슬라는 2013년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앞으로 10년간은 의학에서 데이터 과학과 소프트웨어의 기여가 생물학 분야 전체의 기여보다 더 클 것이다.” 이 말을 이해하려면 정밀의료로 대표되는 의학의 큰 변화 및 이와 함께 등장하는 인공지능의 관계에 대해 파악할 필요가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5년 2월 정밀의료 추진계획을 전격적으로 발표했고,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이에 맞추어 정밀의료의 개념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정밀의료란 유전자, 환경, 생활습관 등의 개인적 차이를 고려하여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새로운 의학적 접근방법을 말한다”. 위의 정의는 포괄적이고 모호하다. 정밀의료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NIH가 내세운시기적 타당성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NIH는 정밀의료의 시기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