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헬스케어

  • 등록 2019.10.18 10:4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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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 김순희씨는  지난달부터 스마트워치를  착용하기 시작했다.   주치의가  권고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심방세동이라는  부정맥  질환을   앓고  있다.   불규칙한 심박동으로  혈액공급이  불규칙해져  실신할 수 있고, 심장에서  생긴  혈전이  뇌혈관을 막아 허혈성  뇌졸중으로  쓰러질 수도 있다.   스마트워치는  김순희씨의 심박동을  체크하여  심장의  이상리듬을  사전에  감지하여,   응급상황을  예방한다.   또한 실신과 같은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기기에  탑재된 가속도계가  낙상여부를  감지하여  의료기관에  응급상황임을   자동으로 알린다.


김순희씨의   이야기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이미  미국,  호주와 같은  국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그리고  거스를  수 없는 의료의  미래이기도  하다.    웨어러블과  사물인터넷을  통한 생활습관 데이터, 병원 진료 기록,   유전자 분석  정보 등  건강과   관련된  모든 정보가  전자화되어 수집된다.    수집된 데이터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분석된 결과는  환자와  의료진에게   통보된다. 환자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생활현장과  병원에서  개인화된 최적의  치료를 받게 된다.


한 국가의  보건의료수준을  평가하는  지표는  다양하다.   국가 전체의  보건의료체계와  의료의  질을 평가하려면   영아사망률이나   평균수명을   확인하면 된다.    역사적으로보면   이런 지표의 개선은 병원의료의 질 개선보다  보건위생환경,   생활환경과   여건의  개선과   더 연관성이 높다.    병원의료는  환자가 이미 증상을  갖고  방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성질환은  대부분 증상이  발현되는 시점에는  이미 병이  많이  진행된   상태이다.  따라서  병을 치료하고 환자를 일상생활로   복귀시키는데  비용이  많이 든다.   병원중심의  의료는  효과적이지   않다는 의미이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실제 우리의 건강에는 절주,  금연,  운동과 같은  건강행동이  50%,  환경이20%,  유전자가 20%,  병원진료가 10% 만큼 기여한다.  병원 치료는  일상생활에서  건강관리가  안된 환자들이  들르게  되는  최후의 보루일 뿐이다.  따라서 건강은  모든  삶의 현장에서,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관리되어야  한다.   전주기 건강관리의핵심은  무엇일까.  바로 디지털 헬스케어이다.


디지털헬스케어는  다양하게 정의된다.   하지만  목표는 동일하다.   정보통신기술을  건강관리에 활용하여, 건강한 사람을  더 건강하게 만들고,   환자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가장 적절한 시기에 개입하여 가장적은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보는 것이다.


다시 김순희씨의  사례로 돌아가자.   이번엔   1970년대의   또 다른   김순희씨와   2019년의   김순희씨를 비교해보자.   1970년 겨울,   70세 김순희 씨는   병원을 방문했다.   평소   어지러운  증상이   종종  발생했기 때문이다.   의사는  병력을 청취했고,   진찰을 했다.     진료기록은  연계되지  않는다.   종이차트로  각 병원에 산재해   존재할   뿐이다.


2개월 전  방문한 다른 병원의  의사는  분명   ‘이상 심음이   관찰되지만   심전도에서는   이상이없었다’ 는 사실을  기록했지만,   오늘 본 의사가   그 내용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이전에 다른  병원에서  받은 검사 결과도  알 수 없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심음을 청진했지만  이상이 없었고,   심전도도  마찬가지로 이상이 없었다.


24시간 심전도를   권유했고,   검사결과   이상이 없었다.   그리고,   김순희씨는   찜찜하긴했지만   좀 더 지켜보자는   의사의 말을   듣고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한 달 후 그녀는   응급실로 실려왔다.   뇌졸중으로  인한 실신이었다.


다음엔 2019년  김순희씨의  이야기를   더 자세히 풀어보자.   주치의는   김순희씨에게  스마트워치   착용을왜 권고했을까?   김순희씨의   진료기록은 이미   2000년부터   전자의무기록을   통해 통합되어 관리되었다.모든 병원의  의료진은  동일한 의료기록을   확인하게  된다.   또한   김순희씨는   10년전  이미   유전자 검사를   받았다.


심방세동 발생과  실신에  취약한  유전자가  발견되었다.    이에  따라  김순희 씨는  매년  건강검진시마다 심장에  대해 정밀  검진을  받았고,   주치의는  모든 기록을  통합하여  학습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알려주는 심방세동  위험도를   보고 받았다.    올해는 작년보다  그 위험성이  극명하게  증가하여  일상생활에서 해당질환과  그 합병증을  사전에  예방해야  할  조치가 필요했다.


평소 시계를   차지 않아서   조금 불편했지만,   김순희씨는   주치의 권고를   잘 지켰다.   매분   측정된 심장리듬 정보는   스마트폰을   허브로   삼아 병원의  전자의무기록  시스템까지  통합되었다.    스마트워치를 착용한지   정확히 한 달이 지난 후  김순희씨의   심장 리듬에  이상신호가   감지되었다.   일종의 조기경보다. 병원의 상황관제실에  즉시 보고되었고,   그녀의케어  매니져는  김순희씨에게  연락해서 곧바로  병원진료를 받게  하였다.


인터넷이  처음  도입되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늘날과   같이   인터넷을 통해 세상의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손쉽게 검색할  수 있는 세상이  도래할지  몰랐다.   디지털 헬스케어도   마찬가지이다 . 여전히 인터넷처럼  되기에는  노력이 더 필요하지만,  거스를 수  없는  패러다임 전환임은  자명하다.   디지털 헬스케어를   통한  예방적 건강관리와  개인 맞춤형  치료 는 우리에게 더  가치 있는  삶을  선사할 것이다.



정세영교수 clinic32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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