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세 여자 환자가 1개월 전부터 시작된 좌측 등 통증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이 증상은 1개월 전 골프 라운딩 중 무리하게 골프 스윙을 한 뒤 갑자기 시작되었다고 한다. 통증은 주로 좌측 등에서 뻐근함이 시작되어 옆구리와 명치까지 찌릿찌릿한 느낌이 퍼지는 양상이었다. 통증은 상체를 움직이거나 무거운 것을 들 때, 그리고 깊은숨을 들이쉬거나 기침을 할 때 심해지는 양상이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근육통이라 생각하고 지냈으나 2주일이 지나도록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동네 병원을 방문하여 X-ray를 촬영하여 늑골 골절 진단을 받았다. 동네 병원에서 소염 진통제를 처방 받아 복용했으나 통증이 지속되어 추가 치료를 위해 본원 통증 센터에 내원하였다.
신체 검사에서 좌측 견갑골 내측에서 심한 압통이 관찰되었고 X-ray에서 제 5번, 6번 늑골의 골절이 관찰되었다(그림 1).
통증 경감을 위해 초음파 유도 하에 늑간 신경차단술을 시행하기로 하였다.
환자는 엎드린 상태로 가슴 밑에 베개를 받쳐 견갑골이 외측으로 벌어지게 하여 등이 둥그런 모양이 되도록 하였다. 초음파를 이용하여 늑골과 늑골 사이의 늑간근과 늑골 아래에 위치한 흉막을 찾고 늑골구를 확인한 후 늑골구에 위치한 늑간 신경혈관다발을 목표로 하여 0.25% 로피바카인 3cc를 각각의 부위에 주사하였다.
이 시술은 골절된 5, 6번 늑골 위/아래 분절이 포함되도록 4-7번 늑골에 모두시행하였다. 주사 직후 환자 통증은 경감되었고, 3일 뒤 한 차례 동일한 시술을 시행 후 증상이 거의 소실되었다.
골프 스윙과 늑골 골절
늑골 골절이란 말 그대로 늑골(갈비뼈)이 금이 가거나 부러지는 것을 말한다. 늑골은 좌우 12쌍으로 가슴 가운데 위치한 흉골(sternum)과 더불어 흉곽을 이루어 흉곽 내의 장기를 보호하 는 역할을 한다. 늑골의 1번~7번까지는 진늑골(truerib)이라 하여 직접 흉골에 부착되고, 8번-10번 늑골은 흉골에 직접적으로 부착되어있지 않고 연골에 의해서 2차적으로 부착되어있기 때문에 가늑골(false rib)이라 불리우며, 마지막 11번-12번 늑골은 흉골에 부착되어있지 않고 떠있기 때문에 부유 늑골(floating rib)이라고 한다.
골절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위는 윗부분이 아니라 대부분 아래쪽인 11번, 12번 늑골이다. 이는 11번과 12번 갈비뼈는 흉골과 연결되지 않고 뒤쪽 척추 한쪽에만 연결되어 있어서 외부 압력에 대한 지지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증례와 같이 진늑골 부위에 골절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골프와 관련된 늑골 골절의 가장 큰 원인은 반복적인 상체의 회전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스트레스 골절이다. 골프 스윙을 할 때 몸통에 가해지는 힘은 의외로 강하기 때문에 아마추어 골퍼라고 해도 드라이버, 우드, 롱 아이언을 강하게 휘두를 때마다 몸통이 최대한의 각도로 회전한 상태에서 마치 몸통 전체를 쥐어짜는 듯한 압력이 순간적으로 가해지게 된다.
반복적인 상체의 스윙 리듬이 불완전 경우와 더불어, 흉추의 가동성 저하, 견갑대의 불안정성 및 가동성 저하와 더불어 복사근의 긴장, 횡격막의 억제 등이 지속적으로 늑골에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골절의 위험성은 커지고, 뒤 땅을 치게 되면 더욱 강한 충격이 가해지게 된다. 또한 골다공증이 있는 고령의 환자의 경우 늑골 골절이 발생할 위험이 더 높다.
골프 스윙과 연관된 늑골 골절은 대부분 전이 (displacement)를 동반하지 않는 스트레스성 골절이 대부분이나, 스트레스성 골절이 방치되어 자칫 완전 골절이나 추가적인 외상에 의한 골절로 발전 할 경우 늑간 신경 손상 및 내부 장기에 손상을 일으킬 위험성도 있다.
늑골 골절의 증상 및 진단
늑골 골절이 발생하면 가슴, 옆구리 혹은 등 부위에 통증이 생기는데, 다른 곳이 부러졌을 때와 달리 붓거나 고열이 나는 경우는 드물다. 그래서 초기에는 대부분 단순한 근육통으로 오해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기침을 하거나 무거운 것을 들 때 통증이 심해진다면 늑골 골절을 의심해야 한다. 또한 깊은 숨을 쉴 때 혹은 기침을 할 시에 통증이 악화되며, 통증이 심할 때에는 팔을 들거나 몸통을 움직일 때에도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진단을 위하여 골절의 유무를 판단하기 위한 X-ray촬영을 시행하면 된다. 그러나 골절 부위가 매우 미세한 경우에는 X-ray에서 골절 부위를 발견하기 어려운 경우 빈번하다. 이러한 미세 골절로 초기 X-ray 사진에서 음성으로 나오는 경우라도 증상이 지속되면 2주뒤 에 재 촬영을 하는 것이 좋다. 또한 골 스캔을 시행하면 X-ray보다 민감도가 높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골프 스윙과 연관된 늑골 골절의 예방
골프 스윙과 연관된 늑골 골절은 예방하는 방법은 상체의 유연성을 키우는 것이다. 비교적 유연성이 좋은 여성에서는 남성에 비해 늑골 골절의 빈도가 상대적으로 적다. 특히 초보 골퍼의 경우 골프를 위한 몸이 덜 만들어져 있어 여러 가지 통증이 발생되므로 항상 스트레칭을 해주는 습관이 필요하다.
뒤 땅 같은 강한 충격이 아니더라도 통증이 서서히 나타나다 심해질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초기에 무리하지 말고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다.
늑골 골절 및 늑간 신경통의 치료
일반적으로 골절이 발생한 후, 심한 골절이 아니라면 미세한 골절, 혹은 스트레스 골절은 골절이 발생하면 1주일 후부터 뼈가 붙기 시작하고, 3주째에는 통증이 감소하여 한달 정도가 지나면 뼈가 저절로 붙게 되기 때문에 4주 내외로 자연 치유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 진통제 투여와 물리 치료를 하면서 깁스를 하지 않고 뼈가 붙을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그러나 늑골 골절이 발생하면서 늑골의 전이가 발생하여 늑골 바로 아래에 위치한 늑간 신경이 손상 받게 되는 경우에는 진통제 이외의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늑간 신경통은 늑골구(costal groove)에 위치한 늑간 신경을 따라서 나타나는 통증으로, 늑골 골절 뿐 아니라 외상으로 인한 척추 골절이나, 흉부 수술로 늑간 신경이 손상되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통증의 양상은 콕콕 찌르는 느낌, 전기가 흐르는 듯 찌릿찌릿한 느낌 등이며, 이러한 증상이 늑간 신경 분포 부위를 따라 발생하게 된다. 늑간 신경 차단술은 초음파를 이용하여 압박된 늑간 신경 주위에국소 마취제를 주입하여 신경의 흥분을 감소시키고, 혈류를 개선시키며 신경의 부종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늑간신경 차단술을 시행할 때에는 해당 늑간 뿐 아니라 위, 아래 늑간을 포함하여 병변이 있는 위 아래 분절을 포함한 부위에 모두 주사를 시행해야 하는데, 이는 늑간 신경이 위, 아래 교차해 분포하기 때문이다. 또한 늑간 신경 안쪽에는 폐가 있기 때문에 정확한 부위에 주사를 놓아야만 기흉을 막을 수 있다.
다발성 늑골 골절이 발생한 경우 늑간 신경 차단술이외에 방척추 신경 차단술을 시행하여 약물을 한번에 주입하여 넓은 부위에 약물이 퍼지도록 하는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늑골 골절이 치유된 이후에도 움직임과 근육의 억제 및 반응이 제대로 일어 나지 않는다면, 지속적으로 늑골에 스트레스가 가해져 늑골 골절이 재발할 수 있다. 반복적인 늑골손상으로 통증이 지속되면 통증이 만성화 될 수 있으므로 조기에 치료해 주는 것이 추천된다.
이상철의 견해
골프 라운딩을 하면서 골퍼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부상 없는 라운딩과 좋은 스코어일 것이다. 그러나 골프는 어깨, 팔, 허리를 모두 움직이는 전신 운동일뿐만 아니라 절제를 요구하는 멘탈 운동이기 때문에 좋은 스코어를 위하여 욕심을 부리는 경우 몸에 힘이 들어가고 스윙이 커지면서 잘못된 몸통 움직임과 뒤 땅을 치게 될 위험이 있다. 이러한 동작은 골프 라운딩 중에 늑골 골절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늑골 골절이 일어난 경우 일반적으로는 진통제를 투여하면서 기다리다 보면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으나, 통증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 혹은 늑골 골절로 인한 늑간 신경 손상과 이에 따른 늑간 신경통이 동반된 경우에는 해당 부위에 늑간 신경 차단술을 시행할 경우 단순한 진통제 투여에 비해서 훨씬 좋은 통증 경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욕심을 버리고 절제되고 가벼운 스윙으로 즐거운 마음으로 대자연속에서의 라운딩을 즐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