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은 높은 사망률로 악명 높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암 사망률 1위를 차지한다. 실제 지난해 국내 폐암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 당 36.5명으로 전체 암 사망자 중 가장 높았다. 사망자 수는 1만3,698명이다. 하루 평균 37.5명이 폐암으로 사망하는 셈이다. 특히 폐암 남성은 인구 10만 명 당 사망자 수가 53.8명에 달했다(2023년 국내 사망원인 통계).
반대로 폐암을 진단받고 5년 이상 생존할 확률은 38.5%에 불과하다(2021년 국가암등록통계). 전체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평균 72.1%인 점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다. 폐암 5년 생존율은 보통 1기 80%, 2기 60%, 3기 30%, 4기 10% 수준으로 알려진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서종희 교수는 “폐암이 무서운 암으로 꼽히는 이유는 조기진단이 어렵고 생존율이 낮다는 데 있다”며 “폐암을 조기에 발견하려면 40세 이후 매년 정기검진을 받고,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저선량 CT(컴퓨터단층 ▲ 서 종희 교수 촬영)를 통해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폐암 수술받는다는 건 그만큼 완치 희망 있다는 증거
폐암을 치료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수술이다. 수술로 암세포를 포함한 폐 조직을 완전히 제거하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최근에는 수술 후 삶의 질을 고려해 최소 부위만 절제하거나 시간 단축을 통해 회복 시간을 줄이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추세다. 특히 폐암 중 가장 발생빈도가 높은 선암은 폐의 말초 부위에 생기는데 주로 수술로 치료한다.
폐암은 1·2기가 초기, 3기가 중기, 4기가 말기로 분류된다. 진단 시 40~45%가 1·2기, 20~30%가 3기, 40%가량이 4기로 진단된다. 1·2기는 기본적으로 수술이 가능하다면 수술을 하는 것이 원칙이다. 3기 이상의 폐암은 수술을 하든 비수술적 치료를 하든 치료 효과가 비슷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수술을 권하지 않는다. 다만 보통 폐암 1·2기 병기에는 수술적 치료와 함께 필요한 경우 항암치료나 약물치료를 추가로 진행한다.
서종희 교수는 “폐암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완치율이 높은 편이고 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완치의 희망이 있다는 말이다”며 “수술 후에도 몸이 적응하면서 폐 기능이 향상되고 보완할 수 있다. 6개월에 걸쳐 폐 기능이 10% 정도 회복되는데, 수술 전과 후 꾸준한 운동이 특히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수술이 아니더라도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최근 폐암 치료에 표적 항암치료나 면역 항암치료 등 새로운 항암 전략이 적용되면서 치료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금연과 검진을 통한 예방과 조기 발견으로 완치가 가능한 경우도 늘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서종희 교수는 “폐암이 완치되지 않는다고 낙담할 필요도 없다”며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완치되지 않는 병이라 하더라도 병원에 열심히 다니면서 잘 조절하면 되는 하나의 병인 것처럼 이제는 폐암도 자기가 가지고 있는 병 중 하나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면 된다”고 했다.
◇조기진단 5~15% 불과… 저선량 CT 정기적 촬영 필요
폐암 치료에 있어 수술만큼 중요한 것이 조기진단이다.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도 가능하다. 폐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초기에 발견이 쉽지 않다. 조기에 진단되는 환자는 전체의 5~15%에 불과하다. 폐에는 감각 신경이 없어 증상을 느끼기 어렵기 때문이다.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폐암이 진행된 경우가 많다.
폐암을 조기에 진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저선량 CT(컴퓨터단층촬영)다. 저선량 CT는 환자에게 노출되는 방사선량을 1/6로 최소화한 장비로 방사선으로 인한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국가암검진에 따라 55세 이상 인구 중 30년 이상 매일 담배 한 갑 이상을 피운 고위험군은 2년마다 무료로 저선량흉부 CT를 받을 수 있다. 서종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50대가 되면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도록 하고, 부모님이 폐암을 진단받았다면 30~40대부터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