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헬스케어 산업과 병원의 미래 ②

  • 등록 2022.02.07 11: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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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병원회는 제23차 병원CEO포럼을 개최했다. 이 포럼에선 송재훈 민트벤처파트너스 대표가 ‘바이오 헬스산업과 병원의 미래’란 주제로 강연을 했다. 송재훈 민트벤처파트너스 대표는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에서 감염내과 전임강사로 교직과 환자진료를 시작한 이후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으로 자리를 옮겨 교수를 거쳐 의대학장과 병원장을 역임했다. 송 대표는 또 삼성서울병원을 퇴직한 다음에는 잠시 차 바이오그룹 회장을 맡았다가 지난 2020년 민트벤처파트너스를 창업, 대표를 맡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다음은 송재훈 대표가 병원CEO포럼에서 강연한 ‘바이오 헬스산업과 병원의 미래’의 내용을 발췌 요약하여 전호 1회에 이어 2회째 게재한다.


이렇듯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의 패러다임이 크게 바뀌고 있는 데 맞추어서 병원들은 어떻게 변화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바로 미래의료가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개념적으로 보면 전세계적으로 ‘통합진료가 없는 모델’에서‘통합진료 모델’로 가고 있고, ‘환자 수에 의존하는 모델’에서 ‘의료의 질’ 우선으로, ‘전통적 사업모델’에서 ‘혁신적인 사업모델’로,  ‘종합병원’에서 ‘특성화 병원’으로, ‘디지털 시스템의 부재’, 즉 ‘아날로그병원’으로부터  ‘디지털 병원’으로, ‘의료기술의 최종 사용자’ 위주에서 ‘의료기술 개발자’ 위주로, ‘고가의 진료’에서 ‘적정가격의 진료’의 패러다임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 중에는 우리나라 의료현실에 맞지않는 부분이 적지 않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병원업계가 발전을 하면서 가까운 미래에 그런 방식으로 모델이 바뀌어 나갈 것으로 예상이 된다.이런 모습으로 병원모델이 바뀌는 동력이 되는것은 고령화, 그에 따른 만성질병의 급증, 헬스케어 기술혁신, 마켓/시장 및 연관산업의 변혁 등이다. 이런 요인들로 인해 사업모델이 바뀌고, 의료기관 시스템 및 진료가 바뀌며, 기술사업화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먼저모델의 혁신은 크리스 얀센이라는 학자가 2008년 자신의 저서에서 ‘미래 병원산업의 파괴적 혁신’이라고 예측한 것이 바로 이 모델이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의료산업들이 그가 2008년에 예측한 이 모델대로 지난 10여 년 동안진행되어 왔다는 점이다.


 놀라운 점은 웰리스 프로그램, 원격진료, 재택진료, 진료 키오스크, 해외원격진료, 요양병원, 왕진, 리테일 클리닉, 재택 모니터링, 무선건강관리, 모바일 케어, 직장 클리닉 등,지난 10여 년 동안 디지털 헬스케어의 등장과 함께 의료가 발전하면서 이루어진 모든 것들을 이미2008년에 예측을 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 모델링을 그대로 따라서 바뀌어 나가는 사례로서 미국의 Cleveland clinic을 들 수 있다. 이 Clinic은 클리브랜드에 모병원을 두고, 그산하에 150개의 직영케어센터를 운영하면서 10개지역 병원에 투자를 하고 있다. 그래서 지역진료소, 가정의학클리닉, 리테일 클리닉, 재택진료, 응급진료센터, 지역직영병원, 재활센터 등 앞서 크리스 얀센 교수가 예측한 모델과 거의 비슷한 모델이다. 이렇게 레이어 I, 레이어 II, 레이어 III 형태로 네트워크를 계속해서 만들어가고 있다.


또 메이오클리닉의 경우는 ‘메이오 클리닉 케어네트워크’를 만들어서 미국에 30여 개 정도의 병원과 네트워킹을 하고 있다. 또 인터네셔널 네트워킹도 하고 있는데, 이 네트워크에 들어오게 되면 메이오클리닉 의사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고, 컨설테이션도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세계 최고의 병원과 네트워킹을 하고 있다는 브랜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세계 전역에서 많은 병원들이 이 ‘메이오 클리닉 케어 네트워크’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혁신적인 사업모델로서의 특성화병원은 특정 질병의 진단과 치료만 전문으로 하는 가령 골·관절 병원으로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HSS(Hospital for special surgery)와 같은 병원, Texas Heaet Institure, 또 진단이 확정된 환자를 치료만 하는병원, 특정환자들에 위한 특별한 시스템 등이 바로 특성화병원의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이런 특성화병원이 전문병원 형태로 많이 발전하고 있다. 이런 형태의 병원들이 앞으로
계속 가속화될 것으로 보여진다. 이 사업모델 중에 매우 혁신적인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미국 미주리에 샌트루이스에 있는 버추얼 병원(Virtual Hospital)이다. 이 병원의 대표적인 예가 2015년에 문을 연 병원으로서, 우리나라에서도 몇 년 안에 생겨날 것으로 보여지지만, 병원 내에 의사, 간호사를 비롯해 800여 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는데 환자는 단 한 명도 없다. 이 병원은 마주리주 인근의 5개 주에 있는 43개 병원과 연계해서 ‘텔리메디슨’만 한다.


800명의 이 병원 직원들이 지역에 있는 ‘TeleICU’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600개의 ICU를 관리한다. 또 ‘텔리셉시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제휴가 되어 있는 병원의 환자들을 모니터링 하면서 셉시스를 미리 예측하고, 사망률을 줄이는 작업을 하며,  ‘텔리 호스피탈’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야간진료를 대행해 주기도 한다.


버추얼 병원에서는 의사나 간호사들이 모니터만 주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 버추얼 병원과 계약이되어 있는 병원들에는 화상시스템이 설치되어 있어 환자 모니터를 통해 환자들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환자에게서 이상상태가 발생하면 바로 경고음이 울리게 된다. 이 시스템이 가동된 이후 버추얼 병원과 연계되어 있는 병원들에서 환자사망률이 50% 정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셉시스 오진률이 94%나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래서 버추얼 병원이 문을 연지 7년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에서 TOP5에 들어가는 헬스케어 시스템으로 뽑히기도 했다. 이 버추얼병원의 사례가 앞으로 미래의료가 어떤 방향으로나갈 것인가 하는 단면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본다. 사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원격진료가 의사와 환자간에 할 수 없도록 되어 있지만 의사간, 또는 병원간에는 가능할 것으로 본다.



또한 큰 트랜드 중의 하나가, 우리나라에서는 역시 불법으로 되어 있지만, ‘재택진료’이다. 미국에서는 재택진료만 전문으로 하는 회사이 200개가넘는다. 존스홉킨스나 메이오클리닉, 마운트 사이나이 같은 세계적인 병원들이 전부 재택진료 사업에 뛰어들었다. 메이오클리닉의 경우 미국에서 가장 큰 병원체인과 합쳐서 재택진료 전문회사에 우리 돈으로 1,000억원을 투자했다. 앞으로 고령화 그리고 코로나와 같은 만성질병이 발생해 도저히병원들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하게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데, 이런 점에서 볼 때 재택진료를 언제까지고 불법으로 묶어 둘 수는 없으리라고본다.


재택진료는 앞서 살펴 보았듯이 미국은 물론 일본이나 중국 등에서도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이 잘 입증해 주고 있다. 이렇듯 사업모델 자체가 버추얼 병원, 재택진료병원, 특성화병원, 네트워크병원 등의 모습으로 계속해서 바뀌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혁신모델을 어떻게 찾아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중요한 포인트가 되리라고 본다, 그런가하면 기존의 시스템이나 진료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하는 것 역시 앞으로 풀어 나가야 할 숙제이다.


디지털병원의 트랜드로서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Humber River Hospital’이 있는데, 이 병원은 북미지역에 있어서 All Digital 병원으로 선언한 가장 대표적인 병원으로 꼽히고 있다. 병원의 모든 시스템이 디지털화 되어 있다. 이 병원은 물품배송을 비롯해 디지털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로봇이 병원 내부를 돌아다니면서 환자를 안내를 비롯한 모든 일을 하고 있으고, 수술장을 비롯한 모든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디지털로 운용되고 있다. 그래서 이 병원이 미국과 캐나다를 통털어서 가장 대표적인 디지털병원으로 꼽히고 있는 것이다. 이 한 가지 이유 때문에 ‘Humber River Hospital’은 세계적인 병원이 되었다. 우리나라도 디지털 기술 수준을 감안할 때 충분히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디지털 병원이 나올 수 있으리라고 본다.


서비스 시스템 혁신 역시 병원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할 수 있는 것 가운데 하나이다. 그 예로서 일본의 카메다병원(Kameda Medical Center)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일본에서는 서비스 면에서 환자만족도가 가장 높은 병원으로 바로 이 카메다병원이 꼽히곤 한다. 이 병원을 방문한 사람이라면 알고 있겠지만 병원장을 비롯해 모든 직원들의 가운에 붙어 있는 뱃지에 ‘Always Say Yes’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환자나 보호자가 무슨 이야기를 하던 그들은 무조건 ‘Yes’라고 한다. 그것이 무리한 부탁이라고 해도 결코 ‘No’라고 대답하지 않는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의무기록을 의료진이 환자나 보호자와 함께 기록을 한다. 그리고 의사가 기록하는 의무기록을 환자가 다 볼 수 있다. 물론 이에동의한 환자에 국한되지만 말이다. 그래서 동의한 환자들을 위해 의사들은 환자나 보호자들이 잘 알아 볼 수 있는 쉬운 용어를 사용한다.


그리고 환자나 보호자가 챠트 작성에도 함께 한다. 이런 모습을 보고 내가 제일 먼저 던진 질문은 “의사가 환자를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했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어서 자칫 의료분쟁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들의 대답은 “이 시스템을 도입해 적용한지 10년이 지났는데 단 한 건의 의료분쟁도 없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이유가 무엇이냐”고 되물으니 “환자나 보호자가 이미 치료팀의 일원이 되었기 때문”이라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과연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에 맞는 방법일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신중히 생각해 보아야 할 것같다. 그들의 말로는 전체 입원환자의 30~40%가 이 시스템에 동의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시스템에 동의하는 환자들에게 의무기록 열람을 허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당시 내가 생각하기에 전세계적으로 의무기록을 환자에게 오푼하는 유일한 병원이 아닌가 생각을 했었다. 누가 보더라도 매우 혁신적인 발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원격의료는 얼마 전 원격환자모니터링 법안이 발의되는 등 앞으로 본격적인 원격의료 시대가 열리게 될 것으로예상이 된다. 이 원격의료가 우리나라 의료계에 미칠 여러 가지 여파, 임펙트 등에 대해 우리 모두가 중지를 모으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사실 그동안은 명시적으로나 법적으로 원격의료를 금지한 나라가 전세계적으로 한국이 유일했다. 이 말은 원격의료를 법으로 명문화한 나라는 한 곳도 없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제 우리나라도 원격의료에 대한규제가 풀리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분명한점은 앞으로 바뀌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원격 의료 역시 전세계적인 메가트랜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나라가 원격의료로 나아간다면 우리 의료계에 가장 좋은 방향으로 원격의료가 도입되어 활용될 수 있도록 먼저 의료계의 중지가 모아져야 할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 일차의료기관들도 원격의료로 인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고, 의사들의 여러 가지 책임문제라든지, 사고발생시의 대처 등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원격의료 회사들로는 바빌론, 클리닉 클라우드 등 여러 회사를 들 수 있는데, 이들 회사에 가면 의사들이 화상을 통해, 마치 대면진료를 하는 것 같이 환자를 진료한다. 물론 핸드폰을 통한 화상진료도 이루어지고 있다.


전세계에서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하고 있는 원격의료 회사들은 거의 대부분이 미국 회사들이다. 얼마전 미국에서 가장 큰 원격의료 플렛폼 회사인 텔라독(Teladoc)이 무려 20조원을 투입해 만성질환관리 전문 원격 의료회사인 ‘리방고’라는 회사를 흡수하는 역사적인 합병이 있었다. 이로써 텔라독은 세계 최대 규모의 원격의료 회사가 됐다. 이런 방법으로 전세계가 원격의료라는 패러다임으로 플렛폼이 바뀌고 있는, 그런 추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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