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국립대병원들이 지역 구분을 넘어 의료시설을 공유,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하기로 했다.
29일, 10개 국립대(강원대·경북대·경상대·부산대·서울대·전남대·전북대·제주대·충남대·충북대) 병원장은 충북 C&V센터에서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현황 공유와 향후 중장기 대책을 구상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병원장들은 최근 환자 수가 급증함에 따라 환자를 해당 자체단체 소재의 의료기관에서만 치료할 단계를 넘었다는 것에 공감했다. 지금은 국가적인 재난 상황으로 지역 구분을 넘어 전국적으로 의료시설을 공유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특히 대형병원이 몰려있는 서울에서는 서울대병원은 물론 사립 대학병원도 지방 환자 치료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경증환자의 경우 지방 의료원과 중소병원에서도 치료하고 위급한 중증환자는 우수한 의료진과 시설을 갖춘 서울로 보내는 분산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지방 병원에서는 코로나19 감염 환자의 입원으로 우선 순위에서 밀렸지만 수술 등이 필요한 일반 중증환자도 서울에서 소화해 주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병원 외 별도의 시설로 환자를 격리한 후 의료시스템화 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우선적으로 서울대병원이 경북 문경에서 운영하고 있는 연수원(100실)을 선제적으로 운영해 모델 구축 후 국립대병원과 공유하는 것을 검토했다.
중장기적으로도 이번 위기를 맞아 국립대병원은 ‘중증·복합질환 중심 진료체계 구축’과 ‘감염병 위기 대응을 위한 역량강화’로 구조를 개선할 필요성이 드러났다. 병원장들은 이를 위해 국립대병원 용적률 완화, 감염병 시설 국비 지원, 재난 대응을 위한 교육, 연구업무 법제화 등을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김연수 국립대병원협의회장은 “현 상황에서 국립대병원이 공통된 기준과 논리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각 병원간은 물론 정부와 자체단체와도 협력을 아끼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도 이번 국립대병원의 비상 대응으로 인한 손실을 충분하게 보상해 주는 것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구·경북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환자 이동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전화상담과 처방은 ‘전화진료’로 용어를 명확히 정리했다. 처방기간도 최대 8주까지 확대하는 것을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