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7월 27일은 ‘세계 두경부암의 날’이다. 주로 머리와 목 부위에서 발생하는 두경부암은 먹고, 숨 쉬고, 말하는 것은 물론 심미적 기능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적극적인 기능 보존과 재건이 중요하다.
완치를 넘어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세심한 치료가 필요한 두경부암, 이비인후과 정은재 교수와 함께 발생 부위별 치료법까지 알아봤다.
1. 두경부암이란?
두경부암은 뇌·눈을 제외하고 뇌기저부부터 종격동(흉곽 안의 빈 공간) 사이에 발생하는 모든 암을 통칭한다. 구강암(입), 비강암 및 부비동암(코), 인두암, 후두암, 갑상선암, 침샘암 등이 있다.
▲ 정 은재 교수
최근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갑상선암을 제외한 두경부암은 전체 암 발생의 2.2%를, 갑상선암을 포함하면 약 15%를 차지한다.
2. 발생원인 및 위험인자
두경부암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는 흡연이다. 흡연자는 특히 후두암의 발생 위험이 비흡연자보다 1.7배~2배 높고, 다른 부위 두경부암 발생에도 강한 영향을 미친다. 음주까지 병행하면 점막세포 돌연변이를 유발해 두경부암 위험이 더욱 커진다고 알려졌다. 그밖에도 인유두종 바이러스(HPV)와 구인두암, 스타인-바 바이러스(EBV)와 비인두암이 관련되어 있다.
3. 진단 방법
두경부암은 1~2기에 발견해 치료할 경우 80~90%까지 생존율을 높일 수 있어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진단은 신체검사(이비인후과적 내시경 검사, 경부 촉진검사) 및 영상검사를 기본으로 실시한다. 경부CT 및 초음파 검사를 통해 경부 림프절 전이 여부를 정밀하게 검사할 수 있다. 이미 진행된 두경부암의 경우, 치료에 들어가기 전 PET-CT 검사를 추가로 시하여 간·폐·뼈 등으로 원격전이 여부를 판단한다. 한편, 병변이 발견된 경우 외래에서 바로 조직검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다만 목 안쪽 깊숙이 위치한 후두암이나 하인두암처럼 조직을 즉시 떼어내기 어려운 부위는 전신마취가 필요할 수 있다.
4. 주요 증상
두경부암 증상은 암의 발생 부위와 진행 정도에 따라 다양하다.
(1) 비강암, 부비동암: 코 막힘이 흔히 발생하며, 한쪽 코에서만 지속적인 코피가 나기도 한다.
(2) 구강암: 구내염과 비슷하지만 회복되지 않는 입속 궤양이 생긴다. 그밖에 변색(백색 또는 적색), 통증, 귀 밑 또는 목 윗부분의 혹이 생긴다.
(3) 인두암: 초기 지속적으로 목 안쪽 통증과 이물감이 생긴다. 진행 후 삼키기 어려운 증상이 생기거나 목에서 멍울이 잡힌다. 비인두암은 한쪽 귀의 충만감이나 중이염을 유발할 수 있다.
(4) 후두암: 목소리가 쉬고, 종양이 진행되면 호흡곤란을 유발할 수 있다.
(5) 침샘암: 침샘 부위(귀밑, 턱밑, 혀밑)가 붓고, 목 주위 구슬같은 혹이 만져진다. 종양이 진행되면 얼굴신경을 침범해 안면마비를 동반할 수 있다.
(6) 갑상선암: 특별한 증상은 없다. 일부 통증, 쉰 목소리, 삼킴곤란과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5. 치료 방법
두경부암은 먹고 말하고 숨 쉬는 기능과 관련된 부위에 발생하므로 삶의 질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원발 부위 위치, 병기, 수술 시 예상되는 기능소실, 비수술적 치료(항암방사선치료 등)에 예상되는 반응성 등을 고려하고, 다양한 진료과의 다학제 논의를 거쳐 치료 계획을 결정한다. 일반적으로 초기에는 수술 또는 방사선 단독치료, 진행된 병기에서는 수술과 항암방사선 병합치료가 시행된다.
5-1. 부위별 두경부암 치료법
두경부암은 환자의 기능과 삶의 질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도록 발생 부위에 따라 치료 계획을 신중하게 수립하고 있다.
(1) 비강암, 부비동암: 수술적 치료가 기본이며, 최근 코 기능을 보존할 수 있도록 내시경 수술을 선호하는 추세다. 입천장, 얼굴뼈를 제거해야할 경우 팔·다리·어깨 등에서 자가 조직을 이식해 본래의 기능과 모양을 복원하는 재건술을 병행한다.
(2) 구강암: 초기에는 수술 부위가 적다. 종양이 진행될수록 제거 부위가 넓어져 재건술이 필요하고, 먹는 기능을 회복하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3)-1 비인두암: 항암방사선치료 반응성이 좋다. 해부학적으로 뇌와 눈에 가깝고 깊어서 비수술적 치료를 우선 고려한다.
(3)-2 구인두암: HPV 바이러스로 인한 구인두암은 항암방사선치료에 매우 잘 반응한다. 항암방사선치료에 실패하면 구제 수술을 실시하는데, 합병증을 줄이고 기능을 보존하기 위해 가능한 턱뼈를 가르지 않고 목을 통해 수술한다.
(4) 후두암: 초기 수술 혹은 방사선 단독치료를 진행한다. 진행된 경우 후두 보존을 위해 항암방사선치료를 선택할 수 있으며, 재발한 경우 수술을 시행한다. 수술 시 후두를 보존할 수 있지만 대다수는 후두전적출술(후두 모두 제거)을 시행하며, 이 경우 발성이 가능하도록 인공성대를 삽입한다.
(5) 침샘암: 우선적으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종양이 안면신경을 광범위하게 침범하면 수술 후 심각한 안면마비가 발생할 수 있다. 최근 이를 최소화하고 안면 기능을 복원하는 수술이 발달해 합병증을 최소화하고 있다.
(6) 갑상선암: 온순한 암으로 알려졌지만 기도 및 식도, 성대를 움직이는 신경이나 근육을 침범할 경우 공격적인 암으로 분류된다. 이 경우 수술로 종양과 함께 침범된 기관지나 식도를 제거하고 적절한 재건술을 실시한다.
6. 권고의 한 마디
“모든 암이 그렇듯 두경부암도 예방이 최선이고, 조기 진단될 경우 완치율이 매우 높습니다. 따라서 예방을 위해 금주와 금연을 실시해야 하고, 호전되지 않는 목의 혹이나 통증, 목소리 변화, 입안 궤양·출혈, 한쪽 코막힘·출혈 등 두경부암 의심 증상이 지속된다면 내원해 검진을 받길 권장합니다.”
◈[사진] 두경부암 발생 부위별 증상 및 치료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