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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건강한 삶을 위해 숙면을 취하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이대목동병원 수면센터장 이향운 교수

침대 광고 카피 중 ‘Have a good 잠’이라는 말이 있다. 최근 좋은 잠을 자기 위한 수면베게, 아로마 향초 등 수
면관련 아이템들도 많아졌다. 사람의 하루 생활 중 1/3을 차지하는 매우 중요한 부분인 잠. 의학에서 수면을 정
의할 때에는 ‘주변을 인지할 수 없고 자극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행동 상태’를 말한다. 잠을 제대로 못자면 신체와 정신에 많은 문제가 생기게 된다. 밤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낮에도 피로하고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만성적인 수면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사회가 복잡다단해지고 경제가 어려울수록 수면장애로 시달리는 사람도 늘어나게 마련이다.


2012년부터 현재까지 이대목동병원 수면센터장을 맡고 있는 이향운교수를 만났다. 이 교수는 1996년에 대한신경과학회 우수논문상 수상 2003년 American Epilepsy Society Milken Family Fellowship Award 수상, 2007년 대한뇌전증학회 우수연구자상을 수상했다. 그의 주요 관심 분야는 신경자극치료, 뇌기능매핑, 수면조절기전, 뇌신경망, 경두개자기자극이다.



수면장애는 어떤 것이 있고 반드시 치료를 필요로 하나요?
국제분류법으로 구분된 수면장애는 80여가지 정도 됩니다. 그 중 대표적인 수면 장애로는 불면증과 수면 무호흡증-저호흡증, 일주기 수면장애 및 렘수면 행동장애, 주간졸림증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들은 모두 깊은 수면을 방해하는 요소로 삶의 질을 위해서 반드시 치료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불면증>

밤에 잠들기 어렵거나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불면증은 3명중 1명이 겪고있을 정도로 흔한 증상입니다.


흔한 증상이지만 불면증을 겪으면 굉장히 괴로운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불면증은 열이나 두통, 복통 등과 같은 증상으로 병명이 아닙니다. 보통 심리적·환경적 요인과 생활스타일, 신체질환 등으로 인해 발생합니다. 우선 밤에 잠을 들지 못해서 괴롭고, 다음날 졸리고 피곤하여 정신집중이 어려워 낮 시간에도 괴로운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수면 무호흡-저호흡증>
수면무호흡증은 대게 코골이랑 연관이 많이 되는 경우가 많아 사람들이 코골이로 많이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코골이는 목젖을 비롯한 상부조직이 떨리면서 나는 것인 반면, 수면 중에 숨을 10초 이상 쉬지 않는 경우를 무호흡, 호흡량이 50% 이상 감소하는 경우를 저호흡이라고 합니다. 수면 무호흡-저호흡은 수면의 질을 저하시키고 심근경색증을 비롯한 고혈압, 뇌졸중과 같은 여러 가지 합병증을 가져오는 질환일 뿐만 아니라 같이 자는 사람의 수면을 방해합니다.


<일주기 수면장애>
일주기 수면장애는 24시간 일주기에서 일반적으로 잠을 자게 되는 밤시간과 수면시간이 잘 맞지 않는 경우를 말합니다. 청소년이나 젊은 성인에서 지나치게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지연성 일주기 장애는 흔한 반면, 노인들에서 너무 일찍 자고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전진성 일주기 장애가 많습니다. 지연성 일주기 장애의 경우 학교나 직장에 가기 위해 아침에 억지로 일찍 일어나 낮 동안의 일상생활이나 업무, 학업 등에 지장을 받을만큼 졸려 수면과다증으로 오해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전진성 일주기 장애의 경우 새벽에 너무 일찍 일어나서 다시 잠들지 못하기 때문에 불면증으로 오인하여 수면제를 복용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진단이 쉽지 않고 정확한 진단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 부적절한 치료를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주의를 요하고 있습니다.


<렘수면 행동장애>
렘수면 행동장애의 경우 수면 중에 실제로 소리를 지르거나 팔다리를 과격하게 움직여 본인이나 주변 사람을 다치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렘수면 행동장애의 경우 본인 뿐 아니라 주변 사람을 위해서도 반드시 치료가 필요합니다. 특히 파킨슨씨병과 같은 퇴행성 신경계질환의 일환으로 다른 신경 증상이 발생하기 전에 렘수면 행동장애가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 주목해서 관찰할 필요가 있는 질환입니다.


<주간졸림증>
일반적으로 수면장애를 생각하면 잠들지 못하는 증상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반대로 잠을 너무 자는 것 또한 수면 장애의 일종입니다. 주간졸림증은 기면증을 포함한 여러 가지 수면 질환에 의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는 밤에 충분한 수면을 취했음에도 낮에 주체할 수 없이 졸림을 느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졸거나 잠이 드는 증상을 말합니다. 주간졸림증 증상을 가진 환자들은 자기도 모르게 졸거나 잠이 들어 일상적인 업무나 학업 수행도가 낮아져 주변 사람에게 게으른 사람으로 취급받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좌절감을 느끼기도 하는 경우가 있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유지하기 힘든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불면증 치료제의 부작용도 걱정이 됩니다.
수면제란 잠을 유도하거나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는 약으로, 크게 벤조다이아제핀이나 바비튜레이트 계열 및 기타 약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수면제 용도로는 비교적 중추신경이나 호흡억제 부작용이 적은 벤조다이아제핀이나 기타 계열 약들을 주로 사용하고, 바비튜레이트 계열은 마취 용도로 더 자주 사용하고 있습니다. 벤조다이아제핀계 약은 주로 뇌의 벤조다이아제핀 수용체에 작용하고, 기타 약도 비슷한 부위에 작용하여 수면 효과를 나타내는데, 대부분 전문의약품으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합니다.


일부 약국에서 처방 없이 파는 수면제도 있는데, 이들의 주요성분은 ‘항히스타민제’로 감기약의 콧물약과 동일한 성분이므로 콧물 감기약을 먹으면 졸리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가끔 수면제를 장기간 복용하다 보면 내성이 생긴다, 부작용이 생긴다는 걱정들을 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실 장기간의 지속적인 수면제를 복용할 경우 더이상 같은 용량으로 이전과 동일한 수면유도나 유지의 약효를 얻지 못하고, 계속 증량하거나 우울증, 불안장애에 대한 여러 가지 약들을 추가 병용하게 되는 경우가 흔하며, 따라서 약에 의존하거나 약을 끊으면 불면증이 악화되는 부작용을 보일 수 있습니다. 또한 집중력, 기억력을 떨어뜨려 일의 수행능력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이로 인해 우울감이나 불안감이 더 증가되는 악순환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또한, 불면증의 다양한 원인을 고려하지 않고, 수면제를 남용할 경우 동반된 수면장애나 원인 질환을 더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들어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해 깊이 잠을 못자고 자꾸 깨게 되는 경우 수면제는 수면무호흡을 더 악화시키기 되어 고혈압이나 심장병, 뇌졸중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술을 마신 후에는 절대로 수면제를 복용하시면 안됩니다.


모든 약물치료가 그렇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부작용을 걱정해서 약을 사용하지 않는 것 보다는 약을 사용할 때 적절하게 필요할 때 사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면의학의 발전과 더불어 수면질환에 대한 관심치료의 범위가 점차 늘어남에 따라 다양한 수면센터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보통의 수면센터의 경우 이비인후과,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임상과에서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수면질환의 통합적진단 및 치료를 시행하는 통합된 수면 센터는 크게 부족한 실정입니다.



수면질환의 통합적 진단에서 치료까지 이화의료원 수면센터
2012년 11월에 개소한 이화의료원 수면센터는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이비인후과, 치과 등 4개 진료과의 수면 전문의들의 협진 체계를 갖추고 수면 장애의 진단과 치료를 한다는 점이 큰 자랑입니다. 불면증 및 수면무호흡증, 주간졸림증, 하지불안증후군, 수면 중 이상행동, 수면 일주기장애, 이갈이 등의 여러 수면장애 환자들에게 전문적인 진단과 효율적인 치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운영 중이던 수면다원검사실 또한 최신 첨단 장비를 갖추어 확대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대목동병원 수면센터는 객관적 수면 검사 장비를 통한 정확한 진단 및 이에 따른 환자 개개인에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제공하여 개인 맞춤치료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기존의 개별 진료과에서만 진료를 시행하면서 발생할 수 있었던 불필요한 중복검사를 줄이고 다양한 치료법 중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최선의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합니다. 결과적으로 환자들의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학병원의 전문성과 함께 그 동안 3차 병원의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진료의 지연과 늘어나는 대기시간을 해결한 통합적 수면 진단 및 환자 맞춤형 치료 프로그램을 선보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별한 학술활동이 궁금합니다.
국제 수면심포지움을 통해 수면치료의 진단과 치료의 국제트렌드를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산학연 협력을 강화하여 수면장애의 새로운 진단과 치료기법을 의료산업으로 연계 발전시키는 노력도 아끼지않고 있습니다.  수면관련 의료산업은 발전 가능성은 상당히 크다고 봅니다. 국내외 유수 수면 연구기관과의 협동연구를 통해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의학적, 학문적 발전을 높여나가고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치료 사례?

지연성 일주기 수면장애가 굉장히 심한 경우였습니다. 아침에 쉽게 일어나지 못하고 주말에는 전혀 일어나지 않아 먹지도 않고 화장실도 가지 않는 환자로 새벽까지 잠이 오지 않으니 수면제를 먹고, 수면제를 먹어도 잠이 오지 않아 우울증 약까지 복용을 한 것이었습니다.


이 환자의 경우 늦게 일어나고 늦게 자는 것이 수면 리듬으로 셋팅이 된 경우입니다. 사실 수면리듬이 셋팅이 된 경우는 수면제를 처방하기 보다는 생체 시계 자체를 낮과 밤 주기로 앞으로 당기는 치료를 하여 수면패턴을 정상화 시키게됩니다.


또 다른 케이스로는 수면장애 진단을 받고 되려 기뻐한 경우였습니다. 사실 저는 수면질환 뿐 아니라 뇌경련 질환도 같이 진료를 하기 때문에 뇌전증 등의 질환을 진단할 때면 굉장히 슬퍼하시거나 불쾌해 하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학생 환자였는데 학교 수업시간에 졸다보니 선생님들은 야단을 치시고, 부모님께도 야단맞는 악순환이 반복되어 우울한 학창시절을 보내다가 나중에 검사를 하고, 기면증으로 확진을 받았었습니다. 기면증 진단을 받은 후 “기면증이라서 어쩔수 없이 졸았던건데!”라는 식의 안도감을 얻고 주위사람들도 이해를 해주게되니 치료를 받으면서 생활이 좀 더 밝아진 학생이 특별하게 기억에 남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잘못 알고 있는 수면장애 치료방법
불면증 환자들을 치료하다보면 일상생활 수칙이나 습관들이 불면증을 치료하는 데 방해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흔히 몸이 피곤해야 잠을 잘 잔다고 해서, 잠들기 전에 과격하게 운동을 하는 경우에는 되려 각성효과를 일으키게 됩니다. 잠들기 2시간 전 너무 과도한 운동은 피해야 합니다. 사실 저녁에 피곤해야하는 것은 맞는데, 운동은 잠들기 2시간 전에는 마무리가 되는 것이 좋습니다. 저녁에는 명상이나 독서, 조용한 음악을 듣거나 정적인 뜨개질 등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습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잠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조언

한동안 잠을 못자거나 충분한 시간을 자도 개운하지 않고 계속 졸리면 뭔가 수면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문제가 지속되다보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깁니다. 숙면을 취하는 것은 건강한 삶을 위해서 비싼 보약이나 영양제를 복용하는 것보다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수면장애가 의심된다면 잘못된 의학정보로 치료를 지연시키거나 치료할 수 있는 수면장애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많은 수면장애가 정확한 진단 하에 치료가 잘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면장애를 치료하는 것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인만큼 수면장애가 의심된다면 병원을 찾아 치료받아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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