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 세균 ‘푸조박테리아’가 대장암의 예후를 악화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김한상 교수와 대장항문외과 한윤대 교수, 생명시스템대학 이인석 교수, 최일석 학생, 김경아 박사, 국립보건연구원 김상철 박사 공동연구팀은 대장암에서 발견되는 구강 세균 푸조박테리아가 암 조직에서 면역 환경을 교란해 예후를 악화시키는 기전을 규명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장내 미생물(Gut Microbes, IF 11)’ 최신호에 게재됐다. 푸조박테리아는 구강 내에서 흔히 존재하는 상재균으로 치주염의 주요 원인균이다. 하지만 정상적으로는 대장에 살지 않는 이 균은 특이하게 대장암의 약 절반에서 대장조직 암세포에서 검출된다. 최근에는 대장암 외에도 유방암, 췌장암, 위암과 같은 다른 암 조직에서도 푸조박테리아를 검출했다는 보고도 발표됐다. 연구팀은 선행연구를 통해 대장암에서 푸조박테리아에 감염된 환자의 치료 예후가 감염되지 않은 환자와 비교해 좋지 않음을 확인한 바 있다. 해당 연구에서 푸조박테리아에 감염된 환자는 T세포의 면역이 감소하고 조절성 T세포의 면역이 증가해 항종양 면역 기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푸조박
파킨슨병 초기 환자의 자율신경 기능 장애가 인지 기능 저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다양한 자율신경 기능 장애 중 위장관 기능 장애가 파킨슨병 초기 환자의 인지 기능 저하와 더 밀접한 관련이 있음이 확인됐다. 파킨슨병은 운동 기능 장애뿐만 아니라 인지 기능 저하, 수면 장애, 자율신경계 이상 등 다양한 비운동성 증상을 동반하는 복합적인 질환이다.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신경과 연구팀(제1저자 : 주병억, 교신저자 : 권겸일)은 지난 5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에 발표한 ‘신규 파킨슨병 환자의 인지 기능 장애와 자율 신경 기능 장애 간의 연관성(Association between cognitive and autonomic dysfunctions in patients with de novo Parkinson's disease)’ ▲ 권 겸일 교수 ▲ 주 병억 교수 논문에 이 같은 내용 담았다. 권겸일·주병억 교수팀은 순천향대 서울병원 파킨슨병 등록부에 등록된 신규 파킨슨병 환자 82명의 임상 기록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경도 인지 장애가 있는 환자 21명과 없는 환자를 61명으로 나누고, 자율
국내 연구진이 별도의 DNA 정제나 화학적 변형 없이도 식중독균을 현장에서 2시간 이내 신속·정확하게 검출할 수 있는 현장형 유전자 진단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건국대학교 생물공학과 박기수 교수 연구팀은 대장균(O157:H7)과 리스테리아균을 감별할 수 있는 변형 없는 측방유동분석 기반 진단 플랫폼 ‘M-FLASH(Modification-Free Lateral Flow Assay for Specific Hybridization)를 개발하였다. ▲ 박 기수 교수 이 기술은 복잡한 전처리 없이 단순 가열(Thermal lysis)로 유전자를 추출하고, 온도 변화 없이 증폭이 가능한 등온핵산증폭기술(LAMP)을 적용하여 장비 없이도 식중독균을 고감도로 검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M-FLASH는 고가의 형광탐지기나 복잡한 변형이 필요한 기존 진단법과 달리, DNA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에 변형을 가하지 않고도 색변화로 검출 가능한 세계 최초의 시스템으로 평가된다. 이는 소금 기반 고정화 방식(SAIoNs)과 마이크로파-건조법을 활용한 금나노입자 탐침 기술 등을 통해 구현되었으며, 진단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동시에 대량 생산에도 용이하다. 연구진은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 안과 김승훈 교수팀이 최근 시각장애인이 비장애인에 비해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김 교수팀은 ‘시각장애인의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 전국 규모 코호트 연구(Cardio-Cerebrovascular Disease Risk in Individuals with Visual Impairment: A Nationwide Cohort Study)를 주제로 한 논문을 미국 안과역학(Ophthalmic Epidemiology) 최신호에 게재했다. 지금까지 시각장애인의 심혈관 또는 뇌혈관질환 각각의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지만, 심뇌혈관질환 모두에서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 김 승훈 교수 김승훈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등록된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각각 10,199명씩 선별해 1:1 성향매칭을 통해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도를 추척·관찰했다. 연구결과 시각장애인이 비장애인에 비해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25% 정도 높았다. 두 그룹을 14년간 추적·관찰한 결과에서 시각장애인의 심뇌혈관질환 발생이 1,889명으로 비장애인(1,581명) 보다 308명 높은 것으로 나타
기존의 ‘광유전학적 분자 응축물 기술(생체 분자를 빛을 사용해 특정한 덩어리(응축체)로 뭉치게 하거나 풀리게 조절하는 기술)’은 세포 안에서 여러 단백질이나 RNA가 다양하게 섞이기 때문에 원하는 분자만 골라서 다루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 한계를 넘어 KAIST 연구진이 ‘빛’을 쪼여 세포 속 특정 단백질이나 유전정보(mRNA)를 원하는 시점에 꺼내 쓸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여 유전자 조절 기술, 신약 개발 등에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KAIST생명과학과 허원도 석좌교수 연구팀이 물리학과 박용근 석좌교수 연구팀과 협력하여, 단백질 및 mRNA를 세포 내에서 빛으로 원하는 시점에 저장(Store)하고 방출(Release)할 수 있는 ‘릴리저 기술(RELISR, REversible Light-Induced Store and Release)’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왼쪽부터) 생명과학과 이채연 박사, 허원도 석좌교수 이번 연구는 세포 내 다양한 생체 분자가 막이 없는 응축체(Biomolecular Condensate)에 저장돼 기능을 조절한다는 최신 세포기능 조절 원리를 빛으로 구현한 기술이다. 연구팀은 특정 분자와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표적
담관에 생기는 악성 종양인 담관암은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진단이 어렵고, 암이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돼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2022년 국가암등록통계 기준으로 ‘담낭 및 기타 담관암’은 전체 암의 2.8%를 차지하며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담관암은 진행속도가 빠르고, 5년 생존율이 29%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나쁘다. 이 때문에 정확하고 신속한 진단이 담관암 환자의 생존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담관암을 AI를 활용해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의료진이 개발했다. 최근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 이경주·박세우 교수와 한림대학교 소프트웨어학부 허종욱 교수가 이끄는 공동연구팀이 인공지능(AI)과 3차원 광회절단층촬영(3D Optical Diffraction Tomography, 이하 3D ODT)을 결합한 담관암 진단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연구는 ‘AI 기반 3D 광회절단층촬영을 활용한 담관암 진단 강화(Enhancing biliary tract cancer diagnosis using AI-driven 3D ODT)’ 제목으로 SCIE급 국제 학술지인 ‘Methods[피인용지수(IF): 4.3]’
우리가 무언가를 생각하거나 몸을 움직일 때마다 뇌 속 혈류는 끊임없이 변화한다. 이러한 혈류 변화는 뇌의 활동 상태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신호로 고해상도 뇌 영상 기술과 신경과학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 신호가 개별 세포 수준에서 어떻게 만들어지고 조절되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김성기 단장(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석좌교수) 연구팀은 한국뇌연구원 정원범 선임연구원(前 IBS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연구교수)과 공동으로 억제성 신경세포가 뇌 혈류를 조절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밝혀냈다. ▲【왼쪽부터】 임근호 박사 (IBS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Vo Tan Thanh 박사 (IBS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김성기 단장 (IBS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정원범 박사 (한국뇌연구원, 前 IBS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연구교수), Jin Tong 학생 (IBS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뇌의 신경 활동과 혈류 반응 간 상호작용은 우리의 생각, 감각, 운동 기능을 가능하게 하는 모든 뇌 기능의 핵심 기반이다. 현재 널리 쓰이는 기능적 자기공명영상 기술(functio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양경모 교수, 카이스트 정원일 교수, 서울대학교 보라매병원 김원 교수 연구팀이 알코올성 간질환의 핵심 발병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폭음 시 간세포가 글루타메이트를 분비하여 면역세포와 직접 소통하며 염증을 유발한다.’는 발견으로, 알코올성 간질환의 새로운 치료 전략 수립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폭음이 촉발하는 간세포-면역세포 간 염증성 신호전달 최초 규명 연구팀은 만성 음주에 노출된 간세포가 평소 VGLUT3(소포성 글루타메이트 수송체 3)를 통해 글루타메이트를 세포 내 소포에 저장하고 있다가, 폭음 상황에서 ▲(좌부터) 여의도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양경모 교수, 카이스트 김규래 박사과정, 카이스트 정원일 교수, 서울대 보라매병원 김원 교수. 세포 내 칼슘 농도 변화로 인해 이를 급격히 방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분비된 글루타메이트가 간의 대식세포인 쿠퍼세포의 mGluR5 수용체를 활성화하여 NADPH oxidase 2(NOX2)를 통한 활성산소종 생성과 염증 반응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알코올로 인해 부풀어 오른 간세포가 쿠퍼세포와 물리적 접촉을 강화하며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신경외과 전진평 교수(교신저자) 연구팀이 한림대학교 김종태 박사(제1저자, 한림대 뉴프론티어리서치연구소), 상명대학교 강성민 교수 연구팀과 함께 뇌에서 분리한 고순도 신경줄기세포가 혈관내피세포를 통해 뇌 손상 부위로 이동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신경줄기세포와 혈관내피세포로 구성된 하이드로겔 메쉬 플랫폼을 이용한 신경재생 기술(Advanced hydrogel mesh platform with neural stem c ▲왼쪽부터)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전진평 교수, 상명대 강성민 교수, 한림대 김종태·윤동혁 박사, 한성우 박사과정생, 상명대 이은호 석사과정생 ells and human umbilical vein endothelial cells for enhanced axonal regeneration)”이라는 제목으로 국제 저널인 “에이피엘 바이오엔지니어링(APL Bioengineering)”에 ‘특집 기사(Featured Article)’로 게재됐다. 뇌의 신경줄기세포는 항상성을 유지하고 손상 발생 시 신경세포(Neuron), 성상세포(Astrocyte), 희소돌기아교세포(Oligodendrocyte) 등으로 분화해
양산부산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실 문민희 연구원(제1저자)과 최민혁 교수(교신저자) 연구팀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2020년부터 2022년까지)동안 지역의 사회경제적 수준에 따른 사망 불평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통계청 사망 원시자료를 바탕으로 전체 사망률과 폐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의 사회 경제적 불평등 양상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박탈지수(Deprivation Index)’를 활용해 지역 간 사회경제적 수준을 정량화하고, 이에 따른 사망률 불평등 양상을 도시와 농촌 지역으로 나누어 분석했다. ▲(왼쪽부터) 문민희 연구원, 최민혁 교수 연구 결과, 전체 사망률과 폐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 모두 팬데믹 기간 동안 증가했으며, 특히 농촌 지역에서 사망률이 더 높았다. 반면 사망률의 불평등 정도는 도시 지역에서 더 두드러졌다. 회귀분석 기반의 불평등 지표인 SII(Slope Index of Inequality)와 RII(Relative Index of Inequality)를 분석한 결과, 도시 지역에서 사회경제적 격차에 따른 사망률 차이가 더욱 뚜렷했으며, 특히 코로나19 유행 절정기에는 도시 지역 남성 집단에서 가장 큰 불평등이 관
고유의 면역 시스템을 지닌 식물은 때때로 자신의 단백질 구조를 병원균으로 오인해 스스로를 공격하는 ‘자가면역 반응’을 일으키기도 한다. 특히 서로 다른 품종 간 교배 후, 후손 식물이 건강하게 자라지 못하고 스스로 고사하는‘잡종 괴사(hybrid necrosis)’현상은 오랫동안 식물학자와 농업 연구자들에게 해결이 어려운 난제로 여겨져 왔다. 이에 KAIST를 포함한 국내외 연구진은 식물 자가면역 반응의 유발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이를 사전에 예측·회피할 수 있는 신개념 품종 개량 전략을 제시하는 데 성공했다. KAIST 송지준 교수 연구팀이 국립싱가포르대학(NUS), 옥스퍼드대학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초저온 전자현미경(Cryo-EM) 기술을 활용, 식물 자가면역 반응을 유발하는 단백질 복합체‘DM3’의 구조와 기능을 규명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식물 잡종 간 교배 시 면역 수용체의 비정상적 반응으로 발생하는‘잡종 괴사(hybrid necrosis)’의 원인을 ‘단백질 구조의 결함’에서 찾았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 (왼쪽부터) KAIST 생명과학과 김기정 박사, 송지준 교수 이 단백질(DM3)은 원래 식물의 면역 반응에 관여하는 효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사업추진단 인공지능뇌과학사업단의 고태훈 교수(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정보학교실)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보건의료기술 연구 개발사업 중 ‘다기관-멀티모달 연합학습 기반 의료 인공지능 기술 시범모델 개발 연구 과제의 주관 연구책임자로 선정됐다. 이 과제는 전국 주요 대학병원들과 협력해 진행되며, 향후 의료 현장에서 실제로 활용이 가능한 AI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연구에서 고 교수는 중환자실에 특화된 AI 모델을 개발하게 된다. 중환자실은 생명이 위태로운 환자들이 집중 치료를 받는 곳으로, 의료진의 빠르고 정확한 판단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환자별로 쌓이는 생체신호(심박수, 혈압 등), 전자의무기록(진료 기록, 약 처방 등), 의료영상(CT, MRI 등) 등 다양한 정보를 일일이 분석하고 정리하는 것은 의료진에게 부담이 되기도 한다. ▲ 고 태훈 교수 고 교수는 이처럼 여러 종류의 데이터를 함께 학습할 수 있는 ‘멀티모달(Multimodal)’ 기반의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들 예정이다. ‘멀티모달’이란 말 그대로 다양한 형식의 정보를 한꺼번에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기술로, 사람의 눈과 귀, 감각이 함께 작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