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령화와 의료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65세 이상의 환자들도 암수술, 관절수술 등 다양한 수술을 받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고령 환자에서 수술 후 주요 합병증인 심뇌혈관질환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서정원 교수 연구팀(순환기내과 권주성 교수, 안형범 전임의, 디지털헬스케어연구사업부 유수영 교수)은 심장수술을 제외한 수술을 받는 고령 환자의 의무기록을 분석해 수술 후 심뇌혈관질환의 발병 위험을 사전에 예측하는 머신 ▲ 서정원 교수 ▲권주성 교수 ▲안형범 전임의 ▲유수영 교수 러닝 기반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고령 환자에서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수술 후 합병증 중 하나다. 나이가 많을수록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등 만성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한데, 여기에 수술 과정에서의 전신마취, 수술 중 출혈, 염증 반응 등에 노출되면 심뇌혈관계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의료 현장에서는 수술 전 ‘RCRI(Revised Cardiac Risk Index)’라는 도구를 사용해 환자의 심뇌혈관질환의 위험도를 평가해왔다. 그러나 RCR
부산대학교(총장 최재원) 의과대학 의학과 홍창완 교수와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의생명융합연구원 류지현 교수 연구팀이 미세먼지(PM·Particulate Matter)가 폐의 면역체계에 미치는 심각한 영향을 과학적으로 입증해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최신 연구를 통해 장기간 미세먼지에 노출될 경우, 폐의 면역균형이 무너지고 심각한 염증 반응이 유발돼 알레르기성 폐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현대사회에서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는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과학적 대응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미세먼지는 초미세먼지(PM2.5, 입자의 지름이 2.5마이크로미터 이하)를 포함해 직경이 매우 작은 입자들이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호흡기를 통해 인체로 ▲홍창완 교수 ▲류지현 교수 ▲조유나 연구교수 ▲김보영 박사 흡입되는 환경오염 물질이다. 그동안 단기적인 호흡기 불편이나 심혈관계 질환과의 연관성은 일부 밝혀져 왔으나, 장기적인 노출이 폐 면역체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었다. 부산대 연구팀은 실험용 쥐 모델을 대상으로 16주간 미세먼지에 노출시킨 결과, 폐 조직 내에서 염증세포의 급격한 증가와 폐 조직의 심각한 손상을 관찰했다. 이는 단순한 자극
파킨슨병(PD)은 알파시누클린(α-synuclein) 단백질이 뇌세포 내에서 비정상적으로 응집되어 신경세포를 손상시키는 퇴행성 신경질환이다. KAIST 연구진은 파킨슨병의 핵심 병리 중 하나인 신경염증 조절에 있어 RNA 편집(RNA editing)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KAIST 뇌인지과학과 최민이 교수 연구팀이 영국 UCL 국립신경전문병원 연구소 및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뇌를 보호하고자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교세포(astrocyte)에 대해 RNA 편집 효소인 에이다원(ADAR1)이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내고 파킨슨병의 병리 진행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뇌인지과학과 최민이 교수(위 왼쪽).UCL 간디 교수(위 오른쪽). 케임브리지 대학 클레네만교수(아래 오른쪽) 최민이 교수 연구팀은 뇌 면역세포의 염증반응을 알아보고자 파킨슨 환자에게서 유래한 줄기세포를 이용해 뇌의 신경세포를 돕는 교세포와 신경세포로 구성된 세포 모델을 만들고, 파킨슨병의 원인이 된다고 알려진 알파시뉴클레인(α-synuclein) 응집체를 처리한 뒤, 뇌 면역세포의 염증 반응이 어떻
광역학 치료는 빛을 받으면 활성산소를 생성하는 광응답제를 혈관에 주입한 다음 특정 파장의 레이저를 조사해 표적세포를 파괴하는 치료법으로, 식도암 환자 치료에도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정맥 주사를 통해 온몸으로 광응답제가 퍼지기 때문에 국소적인 치료가 어렵고, 빛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암실에서만 치료가 가능하다. 또한, 빛을 쏘는 광섬유와 병변 간 거리 조절이 어려워 레이저를 고르게 조사하기 힘들다는 한계가 있었다. ▲ 박 정훈 교수 ▲ 김 도훈 교수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박정훈·소화기내과 김도훈 교수, 가톨릭대학교 나건 교수팀은 협착된 부분을 물리적으로 넓히는 역할에만 제한됐던 스텐트를 직접 치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해 새로운 광역학 치료용 카테터를 개발했고, 동물실험을 통해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광응답제를 혈액에 주입하는 대신 내시경에 장착된 스텐트에 직접 코팅하고, 목표 부위에만 빛을 정확하게 조사할 수 있도록 스텐트 내부에 레이저 전용 통로를 만들어 기존 광역학 치료의 단점을 보완하고 식도암 치료 효과를 높인 것이다. 연구팀은 먼저 혈액을 통해 주입하던 광응답제(Al-PcS4)를 스텐트에 직접 코팅했다. 기존처럼 광
난소암은 자궁 양쪽에 위치하여 난포를 생산하고 여성호르몬을 만드는 난소에 생긴 암을 말한다. 난소암 초기에는 자각 증상을 느끼기 쉽지 않아 대부분 말기 (3~4기)에 진단이 된다. 말기 난소암은 재발률이 높고, 재발을 거듭할수록 내성이 생겨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재발 예측이 중요한데, 난소암이 재발한 환자의 영상검사와 유전체 분석을 통합하여 새로운 난소암 재발 유전자를 발견한 연구가 국제학술지에 게재되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부인암센터 최윤진 교수(공동교신저자, 산부인과) 연구팀이 CT영상과 공간전사체(Spatial Transcriptomics) 분석기법을 통합해 재발하는 난소암 분자적 특징을 규명한 첫 연구다. 공간전사체 기술은 세포의 유전자 발현 정보를 조직 내 공간적 위치와 함께 분석하는 첨단 생명공학 기법으로 암과 같은 복잡한 질환에서 세포 간 상호작용을 규명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이번 연구의 공동교신저자는 인천대학교 생명과학과 한미령 교수, 공동1저자는 인천대학교 주혜연 학생, 서울성모병원 영상의학과 윤서연 교수다. 연구팀은 난소암 중 재발이 많은 고등급 장액성 난소암 환자 8명을 재발과 재발되지 않은 환자로 나누어 조사하였다. 장액성 난소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사업추진단 인공지능뇌과학사업단의 고태훈 교수(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정보학교실)와 공동 연구팀이 개인의 건강 정보(PHR, Personal Health Record)를 더욱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 방식보다 개인정보를 더 철저히 보호하면서도 병원 간의 정보 공유는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설계된 ‘탈중앙화’ 기반의 건강정보 시스템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의료정보 기술의 실질적인 기술적 대안을 제시한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 고 태훈 교수 현재 우리가 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면, 그 기록은 각 병원의 전산시스템에 저장된다. 이처럼 건강 정보는 주로 병원이나 기관에서 관리하고 있어, 병원이 다르면 기록을 옮기기도 어렵고, 해킹 등의 보안 위협에도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특히 여러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의 경우, 진료기록이 분산되어 있어 정확한 의료정보를 제때 공유하지 못하면 진료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 또한, 중앙 전산시스템이 해킹될 경우, 환자의 민감한 개인정보가 한꺼번에 유출될 위험도 있다. 고태훈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건강 정보를 병원이 아니라 개
암세포가 면역공격을 피하는 데 쓰는 단백질을 분해해 암세포를 죽이는 기술이 개발됐다. UNIST 화학과 유자형 교수팀은 암이 면역 회피에 쓰는 단백질을 분해하는 복합체 조립 기술을 개발했다. 복합체 안에 면역 회피 단백질을 가둬 단백질 분해가 일어나는 리소좀으로 보내는 원리다. 면역계가 암세포를 인식하고 제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암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 김도현 연구원(제1저자), 유자형 교수, 양경석 박사(제1저자), 이재모 연구원, 심유정 박사, 박가은 연구원. 암세포는 PD-L1이라는 단백질을 정상세포보다 많이 만들어 세포 표면에 내세운다. 면역세포에 ‘공격 금지’ 신호를 보내는 이 단백질 덕분에 암세포는 인체 면역 감시망을 피해 빠르게 증식할 수 있다. 연구팀은 아세타졸아마이드를 기반으로 암세포의 PD-L1만 골라 분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아세타졸아마이드는 암세포 표면에 분포하는 CAIX 효소에 달라붙어 단백질 나노 복합체를 형성하고, PD-L1과 같은 면역 회피 단백질을 세포 안으로 같이 끌고 들어간다. 세포 안으로 들어 온 나노복합체는 비정상 단백질로 인식돼 세포 내 청소 공장인 리소
낮은음부터 높은음까지 전 대역의 주파수에서 소리 전달력을 높인 신개념 골전도 보청기가 국내 의료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기존 골전도 보청기는 낮은음의 저주파 대역에서만 우수한 성능을 보였던 만큼, 이번 개발로 전 주파수 대역에서 높은 청각 보조 효과가 예상된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최준 교수 연구팀(제1저자 의생명연구센터 백현우 박사)은 숭실대학교 박성훈 교수팀(제1저자 이동관, 강병호 대학원생), 고려대학교 공과대학 이상현 교수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손일수 교수팀과 함께 ‘전자기력과 정전기력 결합을 통한 그래핀 기반 하이브리드 골전도 보청기의 음압 출력 향상(Enhancing sound press ▲ 최 준 교수 ▲ 백 현우 박사 ure output in graphene-based hybrid bone conduction hearing aids through electromagnetic and electrostatic integration)’ 연구 논문에서 소리 전달 성능을 강화한 하이브리드 골전도 보청기를 처음으로 제안했다. 해당 연구는 학문적 기여도를 인정받아 나노과학 분야 저명 국제 학술지 ‘Nano Research’ 4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박영호 교수 연구팀(순천향대서울병원 한상원 교수·분당서울대병원 편정민 교수·황지윤 연구원·인디애나대학 노광식 교수·박탐이나 연구원)이 알츠하이머병의 진행과 밀접한 유전자 발현 변화를 규명하고, 혈액 검사 기반의 조기 진단 가능성을 제시했다. 알츠하이머병은 기억력 감퇴와 인지 기능 저하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으로,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힌다. 진행될수록 뇌에 되돌릴 수 없는 손상이 생기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 개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박 영호 교수 그러나 실제로는 많은 환자들이 병이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진단을 받는 실정이다. 진단에 필요한 검사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널리 시행되는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 검사는 비용이 높고, 뇌척수액 검사는 마취 후 요추에 바늘을 삽입하는 침습적인 특성으로 두 검사 모두 일상적으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진단 장벽을 낮추기 위해 연구팀은 간단한 혈액 검사만으로도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여부를 조기에 포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고자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는 분당서울대병원과 서울대병원에 등록된 알츠하이머병 환자 523명의 혈액 샘플을 수집해 RNA 시퀀싱을
충남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박동일, 정재욱 교수와 심장혈관흉부외과 한성준 교수 연구팀이 ‘냉동생검을 통해 비결핵 항산균으로 인한 폐결절이 완전히 소실된 사례’를 국제 학술지 『Diagnostic Pathology』에 세계 최초로 보고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냉동생검 시술 이후 병변이 소실된 첫 사례다. 연구팀은 앞서 발표한 두 건의 ‘세계 최초’ 사례(2023년 폐흡충증과 2024년 급성 골수성 백혈병 폐 침윤을 냉동생검으로 최초 진단한 사례)에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다시 한번 냉동생검 분야의 선도적 연구기관임을 입증했다. 특히 충남대학교병원은 냉동생검을 통한 말초 폐암 진단 분야에서 국내에서 가장 풍부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비결핵 항산균 폐질환은 임상에서 폐암이나 결핵과 유사한 소견을 보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까다로운 질환이다. 현재까지는 장기간의 항생제 치료나 수술적 절제 외에 뚜렷한 대안적 치료법이 없었다. 연구진은 냉동생검 과정에서 결절 부위의 조직이 동결된 후 괴사되면서 자연스럽게 결절이 제거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는 냉동생검의 조직 절제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치료 효과가 나타난 첫 사례로서, 수술이 어려운 국소적 비결핵
항암치료를 방해하는 나쁜 세포만 정밀하게 제거하는 약물이 개발돼, 고형암 치료에도 효과적인 면역항암제 신약이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홍원화)은 경희대학교 배현수, 강성호 교수 연구팀이 종양 성장을 돕는 대식세포*를 선택적으로 표적해 사멸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고형암에서 항암 효능을 나타내는 펩타이드 신약*후보 물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 배 현수 교수 ▲ 강 성호 교수 *종양 성장을 돕는 대식세포: 종양 관련 대식세포는 종양 세포를 죽이는 대식세포(M1형)와 종양 성장을 촉진해 암의 진행에 관여하는 대식세포(M2형)로 나뉘며 이번 연구에서는 M2형 대식세포가 표적이다. **펩타이드 치료제: 펩타이드는 두 개 이상의 아미노산이 연결된 물질로서 펩타이드로 만든 의약품은 체내 화합물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신약 개발 기대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면역항암제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강화해 암세포를 공격하게 하는 치료법으로, 특정 혈액암에 뛰어난 효능을 보이지만 폐암 등 고형암에는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고형암 주위에서 면역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종양미세환경*이 발달해 약물의 침투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특히 종양미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연구팀(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임선희 교수)은 혈액검사를 기반으로 펩시노겐2 수치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력을 동시에 확인하는 검사를 통해 암검진 사각지대로 불리는 젊은 여성의 미만형 위암에 대한 조기 진단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2000년대 초반 국가암검진 제도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확대된 이래, 많은 환자들이 조기에 위암을 발견해 치료받을 수 있게 되며 전반적인 예후도 향상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위암검진의 사각지대로 지목되는 연령대가 있다. 바로 40세 미만의 젊은 인구다. 현행 국가위암검진은 만 4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이보다 낮은 연령대는 조기 발견 기회를 놓치기 쉬운 환경이다. ▲ 김 나영 교수 ▲ 임 선희 교수 이들 중 특히 젊은 여성에게서 빈발하는 ‘미만형 위암’은 위 점막을 따라 퍼지듯 진행돼 내시경 검사로도 놓치기 쉽고, 진단되면 예후가 좋지 않아 주의가 필요하다. 위암 조기발견의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기존 내시경 검사의 한계까지 겹치는 가운데, 보다 간편하면서도 정확하게 위암 고위험군을 가려낼 수 있는 새로운 검사법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림] 위암의 형태에 따른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