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적한 혈전에 세균을 달라붙게 해 혈액 속 세균을 제거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항생제 내성 세균까지 제거할 수 있어 패혈증과 같은 치명적인 전신 감염 치료법 개발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강주헌 교수팀은 인공 혈전을 이용한 체외 세균 정화 장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혈액 투석처럼 감염 혈액을 체외로 빼낸 뒤 세균을 인공 혈전에 흡착시켜 제거하고 다시 넣는 기술이 ▲(왼쪽부터) 강주헌 교수, 장봉환 박사(제1저자), 정수현 박사, 다. 권세용 박사, 박성진 박사 개발된 체외 혈액 정화 장치(eCDTF)는 튜브 중앙에 나선형 구조체가 삽입된 형태다. 나선형 구조체 안쪽에는 인공 혈전이 끼워져 있어, 튜브를 따라 흐르는 혈액 속의 세균이 끈적끈적한 인공 혈전에 달라붙어 제거된다. 인공 혈전은 백혈구 등 세포 성분 없이 혈장 단백질로만 구성돼 있어, 장치 표면에 세균이 잘 달라붙도록 돕는다. 이 체외 혈액 정화 장치는 황색포도상구균, 대장균 등 그람양성·음성균은 물론, 항생제 내성균과 사람 분변 유래 세균까지 90% 이상 제거할 수 있었다. 또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에 감염된 쥐를 대상으로 한 전임상 실험에서도 우수한 효과가
병원 내 감염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알려진 슈퍼박테리아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 이하 포도상구균)’은 기존 항생제에 대한 높은 내성뿐 아니라 강력한 미생물막인 바이오필름(biofilm)을 형성함으로써 외부 치료제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이에 KAIST 연구진은 국제 연구진과 함께 미세방울(microbubble)을 이용해 유전자 표적 나노입자를 전달하여 바이오필름을 무너뜨리고 기존 항생제가 무력한 감염증에 대한 혁신적 해결책을 제시하는 플랫폼 개발에 성공했다. KAIST 생명과학과 정현정 교수 연구팀이 미국 일리노이대 공현준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포도상구균이 형성한 세균성 바이오필름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유전자 억제제를 세균 내부로 정확하게 전달하는 미세방울 기반 나노-유전자 전달 플랫폼(BTN‑MB)를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왼쪽부터) 정주연 석박사통합과정, 정현정 교수 연구팀은 먼저, 포도상구균의 주요 유전자 3종<바이오필름 형성(icaA), 세포 분열(ftsZ), 항생제 내성(mecA)>을 동시에 억제하는 짧은 DNA 조각(oligonucleotide)을 설계하고, 이를 탑재해 균내로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철현 교수 연구팀 (1저자 정진경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생, 전윤서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생, 김형주 고려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생)이 웨어러블 기기와 스마트폰 앱 데이터를 활용해 하지불안증후군 증상군을 예측할 수 있는 머신러닝 기반 진단 모델을 도출하고 성능을 검증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다리에 저항할 수 없는 움직임과 통증을 유발해 수면 장애를 초래하는 신경 감각 질환으로 전 세계 인구의 약 3.9~14.4%가 경험한다. 그러나 생물학적 진단법이 없고, 경련 등 유사 증상과 구분이 어려우며, 증상을 표현하는 방식이 환자마다 달라 진단율이 낮고, 정확한 진단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2023년 1월부터 2024년 7월까지 만 19세~70세 참가자 338명을 대상으로 4주간 웨어러블 기기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수면, 심박 수, 활동량 등 생체 데이터와 생활 습관 정보를 수집하고 일주기 리듬을 기반으로 분석했다. 이후 3가지 머신러닝 모델에 하지불안증후군의 유무와 증상 정도를 예측할 수 있도록 학습시켰다. 연구결과, 하지불안증후군 증상군 예측에서는 랜덤 포레스트(Random Forest) 모델이 AUC 0.86으로 가장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의 유전적·인종적 특성을 반영한 국내 수혈 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현재 사용 중인 수혈 기준과 혈액형 분류 체계에서 일부는 서양인의 혈액형 분포를 기준으로 설계되어 있어 충분치 못하다는 지적이다. 삼성서울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조덕 교수, 하버드의대 병리과 윤세효 전공의, 전남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임하진 교수 연구팀은 지역별 혈액형 특성을 ▲ 조 덕 교수 분석한 결과를 수혈의학 분야 최고 권위 국제학술지 ‘트랜스퓨전(Transfusion)’ 최근호에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등을 포함한 동아시아는 유럽, 중동, 아프리카 지역과 달리 AB형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지만, RhD 음성은 극히 낮았다. 동아시아에서는 AB형의 분포가 5 ~ 12%, RhD 음성 분포는 0.1~ 1%인 반면, 유럽에서는 각각 3 ~ 8%, 11 ~ 19%로 나타나 혈액형 분포에서 지역적, 인종적 차이가 뚜렷하게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단순히 혈액형 분포 차이로 해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가별로 다른 수혈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초응급 상황에서 혈액형 검사 없이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univer
아주대병원 신경과 김태준 교수 연구팀(단국대병원 신혜림 교수, 이대서울병원 김지현 교수)이 얼굴 사진과 8가지 수면 관련 설문 항목만으로 폐쇄성 수면무호흡증(Obstructive Sleep Apnea, OSA)의 고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기계학습 모델을 개발했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호흡이 반복적으로 멎는 질환으로, 고혈압, 심장질환, 뇌졸중 등 다양한 심혈관계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조기 선별과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기존에는 병원에서 복잡한 장비를 착용하고 하룻밤 동안 수면다원검사(Polysomnography, PSG)를 받아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했다. 연구팀은 표준화된 조건에서 촬영한 얼굴의 옆모습 사진을 CNN 기반 딥러닝 모델(OSA-Net)에 입력해, 얼굴 해부학적 특징을 반영한 ‘얼굴 사진 분석값(Facial Photo Score)’를 산출했다. 여기에 수면 중 코골이, 무호흡 관찰, 목둘레, 고혈압 여부 등을 포함한 8가지 설문 응답을 결합하여, 기계학습 알고리즘에 적용한 예측 모델을 구현했다. 모델 구현에는 아주대 김태준 교수 연구팀의 박준영 전 석사과정생, 김연수 전 연구원, 김민혜 전 전임의가 기여했다.
고려대학교(총장 김동원) 융합에너지공학과 김동휘 교수 연구팀은 세포핵에 가해지는 물리적 자극이 핵막 변형을 유도해 특정한 유전자가 발현되어 세포의 노화가 촉진된다는 새로운 원리를 밝혀냈다. 해당 연구는 나노과학 및 융복합 연구 분야 국제 저명 학술 ‘Advanced Science (IF=15.1)’에 5월 8일 게재됐다. 그간 노화된 세포에서 흔히 관찰되던 비정상적인 핵 형태와 기능 이상에 대해 과학계는 핵막의 구조적 ▲(왼쪽부터) 고려대 김동휘 교수(교신저자), 고려대 박지은 박사과정(공동 제1저자), 고려대 조주현 석사졸업생(공동 제1저자) 변형과 노화 사이에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이를 실험적으로 입증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조로증(Hutchinson-Gilford Progeria Syndrome, HGPS) 환자에게서 발현되는 프로게린(progerin) 단백질이 세포 핵막에 축적되며 생기는 구조적 변화를 실시간 고해상도 영상 기술과 역학적 모델링을 통해 분석했다. 그 결과, 세포 외부에서 가해지는 물리적 자극의 크기에 따라 핵막의 주름과 장력이 조절되고, 이어 염색질 구조와 유전자 발현 양상에 연쇄적인 변화가 발생함을 밝혀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신경외과 장진우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을 시행해 무도증 환자를 성공적으로 치료했다. 무도증은 얼굴, 팔, 다리 등 신체의 여러 부위에서 갑작스럽고 불규칙한 움직임이 발생하는 중증 이상운동질환이다. 유전성 신경질환이나 고혈당에 의한 당뇨병성 신경병증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악물 치료로 해결이 되지 않는 경우 뇌심부자극기를 이식해 치료를 시도하지만 뇌심부자극수술에도 반응이 없는 난치성 무도증 환자의 경우 다른 치료의 대안이 없었다. ▲ 장 진우 교수 최근, 고집적 초음파 수술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무도증 환자에서 수술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고, 체내 이식된 뇌심부자극기의 금속 전극이 MRI 영상의 정확도를 떨어뜨리고 초음파 에너지 전달을 방해해 전극이 삽입된 상태에서 추가적 초음파 수술을 시도하는 것 자체가 금기시 여겨져 왔다. 장진우 교수팀은 2년 전 담창구(Globus Pallidus)에 미국 대학병원에서 뇌심부자극기를 이식했으나 치료 효과가 없었던 69세 무도증 남성 환자에게 뇌심부자극기의 제거 없이 이차 수술로 고집적 초음파 수술을 시행했다. 연구팀은 수술 목표지점의 초음파 에너지 전
크론병으로 소장이 막혔을 때 내시경 풍선 확장술만으로도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 기존에는 협착이 발생한 소장 부위를 잘라내야 해서 환자 부담이 컸던 만큼, 소장 내시경 풍선 확장술이 수술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한장연구학회에 따르면 크론병 환자는 인구 10만명당 2010년 15.1명이었으나 2019년에는 36.9명으로 두 배 가량 늘었다. 크론병 진단 후 5 ~ 10년이 지나면 3분의 2 이상의 환자에서 협착이 발생하고, 협착 부위를 절제하는 수술로 치료하는 게 일반적이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김영호·홍성노 교수 연구팀은 크론병으로 인한 소장 협착 환자 대상 소장 내시경 풍선확장술(Enteroscopic Balloon Dilation, EBD)의 치료 효과를 전향적으로 장기 추적한 연구를 유럽통합소화기학회 학술지(United European Gastroenterology Journal) 최근호에 발표했다. <사진설명. 크론병환자에서 소장 협착이 발생한 경우 수술 대신 소장 내시경 풍선확장술로도 충분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 사진은 소장 협착 중 거미줄형에 해당하는 경우로 소장 내시경 풍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최용훈 교수 연구팀은 혈액검사를 통해 위암의 전 단계인 위선종과 조기 위암 고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4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2년마다 위내시경을 지원하는 국가암검진제도는 오늘날 국내 위암 조기 발견 및 치료 성적 향상에 큰 역할을 해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최근 40세 미만 젊은 위암 환자가 점점 늘고, 70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신체적 부담으로 정기 위내시경을 받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환자들이 많아지며 빈틈이 노출되고 있다. ▲ 김 나영 교수 ▲ 최 용훈 교수 젊은층으로 검사 범위를 일률적으로 넓히기에는 절대적 발병률이 낮아 비용 대비 실익이 미미하고, 75세 이상부터는 건강상태에 따라 위내시경을 제한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권고되기 때문에 단순히 이들을 대상으로 검사를 확대 시행하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없다. 검사가 필요한 위암 고위험군만 가려내는 선별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김나영 교수팀은 이 실마리를 혈액검사 기반의 ‘혈청 펩시노겐 키트(가스트로패널)’에서 찾고자 했다. 위암은 대개 오랜 기간 위 점막이 서서히 손상되고 변화하는 과정을 거쳐 발생하는데,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대표
연세대학교 용인세브란스병원(병원장 김은경) 소화기내과 현혜경·허철웅 교수,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김태일 교수, 계명대학교 통계학과 손낙훈 교수 연구팀은 최근 연구를 통해 대장 용종 절제술 시 출혈을 예방하기 위한 혈소판의 최소 수치를 밝히고 출혈 위험도에 따른 맞춤 치료 전략을 제안했다. 정기적인 대장내시경과 용종 절제술은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다만, 용종 절제술 후에는 출혈이 발생하기도 하며, 특히 혈소판 감소증이 있는 환자의 경우 출혈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다. 기존의 치료 지침에서는 출혈 예방을 위한 혈소판 수치의 기준이 있었으나, 이는 진단 내시경 또는 조직검사에 한정됐다. 이에 연구팀은 대장 용종 절제술에서도 안전한 시술을 위한 기준을 마련하고, 시술 후 출혈에 혈소판 감소증이 미치는 영향을 밝히고자 했다. 연구팀은 세브란스병원·용인세브란스병원에서 시행한 대장내시경과 용종 절제술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규모 후향적 코호트 연구를 실시했다. 연구에서는 총 21,562명의 환자, 41,930개의 용종을 분석했고, 다양한 변수를 보정하기 위해 성향점수 매칭과 가중치 분석을 병행했다. 연구 결과, 안전한 대장 용종 절
서울대학교병원 연구팀이 위염의 중증도를 간편한 혈액검사만으로 평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입증하며, 향후 위암 고위험군의 비침습 조기 진단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서울대학교병원 연구팀(정소이, 김정, 송지현, 이주영, 양선영, 송은영 교수)은 최근 개최된 '대한진단면역학회 2025년 춘계학술대회' 포스터 세션에서 혈청 펩시노겐 검사를 활용한 위축성 위염(Atrophic Gastritis, AG) 중증도 평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2022년 1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서울대병원 건강검진센터에서 내시경을 받은 500명을 대상으로 혈액 기반 위 바이오마커 검사 개스트로패널(Gastropanel)을 실시해 펩시노겐 I, 펩시노겐 II, 가스트린 17 수치 및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여부를 분석했다. 특히 위 내시경 소견에 따라 위축성 위염의 중증도를 Kimura-Takemoto 분류법 6단계로 분류하고, 혈액 내 펩시노겐 I, II 비율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특히 위 내시경 소견에 따라 위축성 위염의 중증도를 Kimura-Takemoto 분류법 6단계로 분류하고, 혈액 내 펩시노겐 I, II 비율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펩시노겐 I,
약물을 면역세포로 표적 부위까지 이동시켜 약물만 직접 이동시키는 것보다 전달 효율을 높인 새로운 플랫폼이 개발됐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공학교실 성학준‧유승은 교수, 김주은 박사과정생,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세용 강사 연구팀은 아스피린을 면역세포인 단핵구에 태워 염증 부위까지 이동시키면 약물을 세포에 전달하는 비율이 최대 30배 상승한다고 26일에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소재 분야 유명 저널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스(Advanced Funtional Material, IF 18.5)’에 게재됐다. 아스피린은 염증과 혈소판 응집을 동시에 억제하는 약물로 염증성, 심혈관질환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신체 내 간을 통해 빠르게 대사되기 때문에 작용시간이 짧으며 염증이 국소적으로 존재하는 조직이나 혈관 병변에 정밀하게 표적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약물 전달 체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매개체에 약물을 태워 세포 간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했다. 먼저 아스피린을 작은 구형 나노입자에 탑재한 후 마우스 꼬리 정맥에 주입했다. 주입한 아스피린과 나노입자는 면역 기능을 담당하는 비장으로 이동하고 여기서 면역세포인 단핵구가 흡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