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안암병원에서 임신 26주 4일 만에 몸무게 430g의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이자 미숙아로 태어난 로희가 치료 4개월 만에 3.15kg으로 건강하게 퇴원했다.
2019년 7월 19일, 엄마 뱃속에서 지낸 지 26주 4일 만에 몸무게 430g의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이자 미숙아 로희가 태어났다. 뱃속에 있던 기간이 37주 미만인 것을 미숙아, 이와 상관없이 출생 당시의 체중이 2500g미만인 경우를 저체중 출생아라고 하는데 로희는 그중에서도 체중이 1000g미만인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이다.
미숙아는 폐포가 발달하지 못해 정상 호흡이 불가능하고, 시각과 청각을 포함한 모든 감각들이 미숙하며, 엄마로부터 면역성분도 받지 못한 채 태어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부분이 문제가 되며, 심각한 합병증을 겪을 수 있다. 때문에 이러한 미숙아는 출생과 동시에 초기처치가 중요하다.
태어날 당시 로희는 어른 손바닥으로 덮일 정도의 크기로, 자발 호흡과 움직임이 없는 상태였다. 신생아는 호흡이 어려우면 바로 심박수 저하로 진행되기 때문에 바로 기관 삽관과 양압환기(기계식 인공호흡)를 진행했다. 그리고 삽관된 튜브를 통해 부족한 폐표면 활성제를 투여했다. 곧 심박수와 산소포화도가 정상범위로 회복되었고 신생아 중환자실(NICU)로 이송했다.
초극소 미숙아의 출생 초기 처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극적 관찰과 접촉 최소화이다. 로희와 같은 초극소 미숙아는 태아에서 신생아로의 전이 단계에서 여러 가지 혈역학적 변화와 의학적 상태 변화가 크게 일어나기 때문에 자주 들여다보고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작은 접촉도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뇌실내 출혈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자극을 최소화 한다. 로희 또한 이러한 치료 덕분에 뇌실내 출혈과 같은 신경학적 합병증 없이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었다.
로희는 폐가 완전히 성숙하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폐에 손상을 가할 수 있는 인공호흡기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계적 절차를 밟아 빠르게 인공호흡기를 떼어냈고 퇴원할 때는 보조적 산소 없이 퇴원했다. 호흡기의 빠른 이탈은 미숙아 망막증 또한 경증의 단계에서 추가 치료 없이 호전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다.
작게 태어난 로희에게 적절한 영양 공급과 성장 역시 중요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NICU는 Nutritional Support Team(NST)을 구성하여 의사, 간호사, 영양사, 약사가 한 팀이 되어 아이의 영양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적절한 영양 공급을 위한 중재들을 시행하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NICU는 의사와 간호사가 한 팀으로서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의료진 간 원활한 소통과 협력이 결국 아이들의 치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매달 소통을 위한 회의를 통해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 피드백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또한 매달 의사, 간호사 연합 세미나를 열어 NICU 케어에 대한 지식 및 최신 지견을 공유하고 NICU 발전을 위해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것은 무엇이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타과와의 원활한 협진 역시 NICU 케어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 요인 중 하나이다. 산과와 주 1회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수시로 연락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고위험 산모의 상태를 미리 공유하고, 분만에 철저히 대비한다. 매주 약사 및 영양사와 함께 NST를, 2주에 한 번 감염관리실과 함께 감염 회의를 진행하며 건강한 성장 및 감염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또한 한 명의 미숙아를 건강히 케어하기 위해 소아청소년과 내의 타분과 및 타과가 적극적으로 협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덕분에 고려대 안암병원은 2019년 서울 동북권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로 지정되기도 했다. 앞으로 이 권역 내 센터로서 고위험 산모, 신생아에 대한 수준 높은 치료를 이끄는 의료기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로희의 치료를 맡은 고려대 안암병원 NICU 허주선 교수는 “출산 이후 NICU에서의 치료가 그 아이의 평생을 좌우할 수 있다는 사명감을 갖고 좋은 예후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