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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 골다공증 예방한다

골다공증 유병률 29% 감소, 50세 이상 여성 효과 뚜렷, 관상동맥질환의 발병률 낮춰
전신 염증 , 산화 스트레스 ,호르몬 조절 교란 등을 유발해 전신 질환의 위험 높인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연구팀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연구팀(김예진 전문의, 최용훈 교수, 내분비대사내과 공성혜 교수)은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를 받을 시 골다공증 발병률이 크게 감소하며, 특히 50세 이상 여성에서 예방 효과가 뚜렷하다고 밝혔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는 위에 서식하며 만성 위염, 위궤양, 위암 등을 유발하는 유해균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이다. 구강을 통해 주로 전파되며, 전 세계 인구의 절반가량이 보균 상태인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유병률은 ▲(왼쪽부터)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2017년 기준 16세 이상에서 44%에 이른다.

    김예진 전문의, 최용훈 교수, 내분비대사내과 공성혜 교수

 

과거 헬리코박터균은 소화기계에 국한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인식됐으나, 최근에는 △전신 염증 △산화 스트레스 △호르몬 조절 교란 등을 유발해 전신 질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된다. 이에 따라 제균 치료에 대한 인식도 크게 바뀌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김나영 교수 연구팀이 헬리코박터 감염과 당뇨병·고지혈증 등 다양한 대사 질환의 연관성을 규명했으며, 제균 치료가 관상동맥질환의 발병률을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연구팀은 더 나아가 골다공증과 헬리코박터균 간의 연관성을 밝히고자 했다. 골다공증은 뼈가 약해져 고관절 등 주요 관절이 쉽게 골절되는 질환으로, 노년층 사망률을 높이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국내에서는 50세 이상 여성 3명 중 1명(2023년 골다공증 팩트시트)이 앓고 있을 정도로 유병률이 높아 막대한 사회경제적 부담을 초래한다.

 

연구팀이 분당서울대병원에서 헬리코박터 검사를 받은 성인 846명을 대상으로 2003년부터 2023년까지 최대 20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제균 치료를 하지 않은 그룹의 골다공증 발생률은 34.5%인 반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를 성공적으로 제균한 그룹은 24.5% 수준에 그쳐 10%의 발생률 차이를 보였다. 상대적으로는 약 29% 감소한 수치다.

 

이러한 예방 효과는 특히 여성에서 더욱 뚜렷했으며, 50세 이상의 여성 환자에서 가장 효과가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남성의 경우 제균 치료 여부와 골다공증 발병률 사이의 유의미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그래프] 50세 이상 여성에서 비제균 그룹(짙은선)의 골다공증 위험이

제균 그룹(옅은선)에 비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존에 고려되지 않던 헬리코박터균 감염 여부를 골다공증의 새로운 위험요인으로 인식할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하며, 제균 치료가 소화기 질환과 대사 질환을 넘어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하는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입증해 의미가 깊다.

 

김나영 교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가 위암뿐 아니라 골다공증과 같은 전신의 만성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장기 추적 연구를 통해 밝혔다”며 “특히 폐경기를 지나며 골밀도가 급격히 낮아지는 50세 이상 여성 환자에서 가장 예방 효과가 좋은 만큼, 이 연령대의 여성들은 적극적으로 제균 치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의 ‘성차기반 소화기계질환 진단·치료기술 개선 및 임상현장 적용 사업’ 연구비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Gut and Liver’에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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