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 장애가 있는 노인의 경우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중앙대광명병원 가정의학과 오윤환 교수, 제주대병원 이비인후과 서지영 교수, 서울대학교 김혜준 연구원, 차의과학대학교 정석송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 14만3788명 노인 인구 건강검진 결과를 9년간(2009~2017) 추적 관찰한 결과 이와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오윤환 교수, 김혜준 연구원, 정속성 교수
치매는 노화에 따라 다양한 인지기능의 저하를 보이는 질병으로 국내 65세 이상 인구 치매 유병률은 2008년 42만여명에서 2022년 84만여명으로 약 2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 장애는 노화와 동반해 관절, 근육, 말초 신경 변화뿐 아니라 중추 신경계 변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으며, 인지기능 저하와 흔히 동반된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치매와 운동 장애로 인한 균형 장애의 연관성에 대해 과거 연구가 이뤄진 바 있으나 연구대상자 수가 적거나 이미 인지기능 저하를 보이는 환자가 대상이어서 장래에 발생할 치매 위험과 현재의 균형조절 능력 사이 연관성을 확인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9년에 걸친 대규모 종단 연구로 현재 인지기능 장애가 없지만 균형 장애가 있는 노인의 경우 균형 장애가 없는 노인에 비해 장래 치매 발생 위험이 2배가 넘게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치매 아형에 따라 알츠하이머병의 경우는 그 위험이 2배 혈관성 치매의 경우 3배에 달했다.
오윤환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균형 장애 여부가 이전 뇌졸중이나 인지장애 진단을 받은 적이 없는 노인 인구에서 장래 발생할 치매의 발병 위험에 대한 중요 예측 인자일 수 있음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혈관성 치매 위험도와 연관도 두드러진다고 밝혔다
김혜준 연구원은 “외발서기 검사는 소뇌를 포함한 피질-기저핵-시상피질 루프를 통한 움직임 조절 능력을 평가하는 검사”라며 “소뇌가 회백질 일부를 잃으면 균형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게 되고 이런 회백질 손실은 조기 발병 알츠하이머 병 환자의 뇌 전체에서, 후기 발병 알츠하이머 병 환자의 측두엽과 소뇌 중간 부분에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회백질 손실은 균형 장애와 알츠하이머 발병 사이의 또 다른 연결 고리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서지영 교수는 “균형 장애와 치매 위험의 증가에 대한 이번 연구의 결과가 노인의 치매 조기 진단을 돕기 위한 기회의 창을 제공할 수 있어 보인다”며 “균형 조절 능력에 대한 조기 선별 검사는 다른 신체적, 인지적 지표와 함께 활용시 치매 위험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SCIE급 해외 저널인 “The Journal of Prevention of Alzheimer's Disease(IF: 6.4)”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