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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연수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의료시스템을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

무엇을 혁신해야 하는가


2012년 메모리얼슬로언캐터링 암병원이 IBM 왓슨포온콜로지를 도입한 이래 인공지능은 다양한 모습으로 의료계에  영향을  주었다.   대부분 현재의 의료시스템의 혁신과 연관되어 있으므로, 인공지능을 통한 혁신을 이야기하려면  현재 의료시스템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혁신해야 하는 가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현재의 의료 시스템의 문제점은

첫째, 환자 중심적이지 않다.
둘째, 공평하지 않다.
셋째, 개인화(맞춤형) 되어있지 않다.
넷째, 총체적이거나 데이터 주도적이지 않다.
다섯째, 지속 가능하지 않다.


첫째, 환자 중심적이지 않다.
진료가 환자중심적 이어야 한다는 명제는 오래 전부터 제기되었지만 진정한 환자중심진료는 실현되지 않았다.  여러가지  원인이 있지만  그 중  주목할  것은 정보의 불균형이다.  과거 의료 정보는 일방적으로 의사에게 기울어져  있었다.  왓슨포온콜로지 같은 의료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이러한 정보 불균형이 크게 개선되었다.  왓슨포온 콜로지는  환자의 정보를  분석 추론하여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방법을  제시한다. 


단순한 제시를  넘어 인공지능이  왜 이러한  치료방법을 권하는지  배경설명과  근거를 알려준다.    환자가 원하면 이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는  환자가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의 치료방법에 관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실제  이러한 요구는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정보 불균형의 해소는 진정한  환자중심진료  구현에 시발점이  되었다.  환자와 의사간에  정보와 의사결정과정의  공유는  의사의 입장에서  보면  심각한 의사 재량권  제한일 수 있으나 역으로  의료행위의  정당성을 입증할 수 있는 수단도  된다.  의사들은   진료의사결정  과정을  공유하면  동시에  책임도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우리 사회가 쉽게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일 것 같지  않다.


둘째, 공평하지 않다.
‘의료서비스는  전국민에게  차별없이  공평하게  제공되고 있는가?’ 라는 물음에 현재는 아니라고 대답해야 한다.  의료서비스가  공평하려면  우선 의료서비스 접근권이  공평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세계유일의 정부주도  전국민  단일보험 시스템이다 .  외견상 공평해 보이지만  조금 깊이  들어가면 공평성에서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 보험제도는  피보험자의  소득  수준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으로  납부한다. 

즉 고소득자는  보험료를  많이  내고 저소득자는 적게 내지만 보험혜택은 동일하게  받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피보험자들이   느끼는  소득격차에  따른 불공평은  표면적으로  없다.   불평등은  소비격차에서 발생한다.


전국민 단일보험제도 하에서 모든 피보험자는 기왕이면 최고로 알려진 병원에서 최고 품질의 진료를 최고의 의사로 부터 받기를  원한다.  그러나 모든 국민에게  이러한 의료를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다양한 모습의  의료접근권의  불평등이 존재한다.  소위 빅5 라는  병원의 진료를  받기위해  소위  3,3,3 삼 개월 예약대기,  세시간 진료실 앞 대기, 3분 진료 라는 환자들의  다소 과장된 푸념이 존재한다. 이러한 수요 공급의  불균형은  자연스럽게 접근권의  불평등을  초래한다.


시스템의  개선 없이 법으로  이러한 불평등을  통제하려는 시도는 실패한다.  의료는 인간 생존에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의료접근권의  공평성을  이루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해결책으로 인공지능을 이용한 의료의 탈중앙화를  제안한다  . 모든 국민을  최고의  병원에서  최고 품질의 진료를 받도록 할 수 없으므로 역으로 각 진료기관 간의  제공하는 진료질의 격차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피보험자의 거주지 근처 병원에서도  최고 병원에서 제공되는 진료의 질을 누릴 수 있다면 지금  같은  과도한 중앙집중과  의료접근권의 불평등은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유념할 일은  아무리 근처  병원에서 최고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알려도 환자들이  믿어 주지 않으면  소용없는 일이다.  즉 신뢰를 얻어야  하는 것이  핵심  성공요소이다.  인공지능이  이러한 신뢰를 얻는데 일조를 할 것이다.  현재 인공지능의  수준은 이러한 일을 하기에  부족해 보인다.  그러나 인공지능의 능력은  엄청난 속도로  진화하고  있으므로 기대할 수 있다.


셋째, 개인화(맞춤형) 되어있지 않다.
몇 년 전 월스트리트저널이 미국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약 10가지를 선정하여 효과성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는 상상외로  참담했다.  가장 우수한 약품이  4명 중 1명  즉 25%만 효과가  있었다.  심한 경우 수십 명  중 한 명 꼴로  약에  반응하였다.  이러한 일을 모두 의사의  책임으로  돌리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현재 이루어지는  의료는  환자 개개인 별로  최적의 처방을  하는 맞춤의료가  아닌 것에 원인이 있다.


맞춤의료를 실현하기에 아직 비용이  너무 높다. 그러나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맞춤의료를 시행할 수 있다.  맞춤의료를  실현하려면  환자의  유전자정보, 라이프로그데이터,  영상정보,  임상정보 (메디컬레코드) 등 매우 다양한 정보를  짧은  시간안에  분석해야 한다.  인공지능의 이용없이  인간 단독의  능력으로는  부족하다.   인공지능 시대에는  의사가  할일이  점점 줄어 들어 결국은 대체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의사들은  엄청난 정보의 홍수 속에서  탈진하고 있다.  과거  흉부 엑스레이 영상 한 가지만 보고  진료하던 시절도 있었으나  지금은  CT,  MRI, PET 등 영상정보만  보려 해도 엄청난 부담이다. 인공지능의 조력  없이는 감당할  수 없다.


넷째, 총체적이거나 데이터 주도적이지 않다.
현재  의료 데이터의  대부분은 개별병원에  저장된다.   각 병원에 데이터의 사일로를 만들어 저장하고 있다. 따라서 환자의 의료 정보가  개별 의료기관에  분산 되어있어 정보 흐름을  방해한다.  총체적이면서 데이터 주도형 의료를  실현하려면  사생활 및 보안을  해치지 않으면서 환자 데이터를  병원 간 지리적 한계 없이 전송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환자의  기록이 필요할 때 언제든지  의료 서비스 제공자가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공지능의  의료적용의  핵심성공요소는  양질의 데이터,  호환성과  표준화,  상호운용성 (interoperability) 등이다.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의 보안성 못지않게 데이터의  무결성(integrity)이 중요한데 인공지능이 해결책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2017년 조사 결과  한국의 빅데이터  활용과 분석 수준은 63개국 중56위 이다.


IT 강국 운운하며  안일하게 대처하다  데이터산업 후진국으로  전락했다.  이제부터라도 과감한 규제혁신과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모든 의료계   이해 당사자 간에  대승적 협력이 절실한 때이다.


다섯째, 지속가능 하지 않다.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의료비 상승은  시급한  해결과제이다.  의료의 철의 삼각형(Iron Triangle)이라는  말이 있다.   의료의 질,  의료의 비용,  의료의 접근성 이 세가지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왔다.  즉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정책은  의료의  질을 저하시키거나  전체 비용을 증가시킨다.  현재의  의료 시스템으로는 세가지 중하나  또는  최대한 두가지 밖에  동시에 해결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의료비는 100조원을  넘는다. 우리나라 전체 예산에  25%에 해당하는  큰 비용이다. 이러한 비용을 사용하면서도  환자(국민)  정부(보험공단), 의료계 모두  불만스러운 상황이다. 원인 중 하나는  의료 유통과정 상의  문제이다.  유통과정에서의  낭비요소를  과감하게 줄이지 않으면  늘어나는 의료비용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유통과정의  이해당사자 분석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


폭발적으로 증가하 는 의료비를 감당하기 위해 선진국을  중심으로 행위별 수가제에서 가치기반 수가제로 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가치측정  도구가  속속 출현하고  있다.  가치 기반진료가  생각보다  빠르게 현실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때 대비가  안 된 병원은  지속가능 하지  않을 것이다.


결어
인공지능은  인류역사의 큰 흐름으로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어떤 개인이나  집단의  이해나 호불호에 상관없이  우리의 삶과  시스템 속으로  들어와 모든 것을  변혁할 것이다.  일시적인 사회현상이나 트랜드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변화이다.  따라서  이러한 대세는 거역할 수 없으며  흐름에 적응해야  생존할 것이다.
이제까지  지구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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