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사장 황주호, 이하 한수원)이 저선량방사선을 이용한 알츠하이머병 치료 임상 연구에서 알츠하이머병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방사선을 암 치료가 아닌 난치성 퇴행성 질환에 적용한 세계 최초이자, 알츠하이머와 관련한 세계 최대 규모의 임상 연구다. 한수원 방사선보건원은 강동경희대병원, 충북대학교병원,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과 2021년부터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36명을 대상으로 저선량방사선 치료를 수행하며, 12개월 동안 인지기능 및 영상, 혈액검사 등을 추적 관찰했다. 지금까지 알츠하이머 치료 임상 연구는 미국, 한국, 캐나다에서 대조군 없이 환자 5명가량을 대상으로 수행한 임상 연구가 전부였다. ▲ 이봉수 한수원 방사선보건원장 이번 임상 연구는 암 치료 선형가속기를 사용해 기존의 암 치료 선량(2Gy) 보다 아주 낮은 선량인 0.04 Gy 또는 0.5 Gy를 1주일에 2번씩 조사하며 3주간 방사선 치료를 수행했다. 아울러 기존에 치매 약물을 복용하면서 저선량방사선 치료를 받지 않는 대조군과 저선량방사선 치료군의 부작용과 치료 효과를 비교했다. 추적관찰 결과, 대조군은 계속 인지기능 저하가 진행되는 반면, 저
인공지능(AI)이 심장 초음파 영상만으로 심장비대의 원인을 감별하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이 기술은 MRI나 조직검사 없이도 정확한 진단이 가능해, 환자 부담을 줄이고 진료 효율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심장은 고혈압, 심근병증, 아밀로이드증 등 다양한 질환으로 인해 비대해질 수 있다. 하지만 기존의 심장 초음파만으로는 이러한 질환들을 구분하기 어려워, MRI나 조직검사 등 추가 검사가 필요했다. 이에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심장내과 문인기 교수 연구팀은 AI 헬스케어 기업 ‘온택트헬스’와 함께 인공지능을 활용한 심장 초음파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국내 다기관 ▲ 문 인기 교수 에서 수집한 867명의 심장 초음파 영상을 AI에 학습시키고, 독립된 검증용 환자 619명을 대상으로 AI 성능을 평가했다. 이 기술은 초음파 영상에서 자동으로 심장을 분할하고, 심장 벽의 두께, 모양, 조직의 질감 등 약 2만 개에 달하는 영상 특징을 추출해 진단에 활용한다. 그 결과, 개발된 AI 모델은 심장비대 여부를 매우 높은 정확도로 판단했으며, 원인 질환별로도 ▲비후성 심근병증 96%, ▲아밀로이드증 89%, ▲고혈압성 심장질환 86%의 높은 진단 정확
페니실린의 발견 이후 항생제는 감염병 치료에 혁신을 가져왔지만, 오남용이 이어지면서 여러 약물에 동시에 내성을 갖는 다제내성균(MDR)*이 유전자 변이를 통해 등장해 인류 건강에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연구진이 내성균에 특화된 신약 후보를 신속히 발굴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차세대 항생제 개발 기술을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왼쪽부터) 남호정 교수 서지원 교수 배대훈 석사 김민상 박사과정생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 임기철)은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남호정 교수와 화학과 서지원 교수 공동연구팀이 다양한 박테리아의 유전자 정보와 항균 펩타이드 간의 활성 관계를 분석해, 균종 특이적인 펩타이드 기반 항생제 후보물질을 제안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모델은 박테리아 종별 고유 유전자 정보와 다양한 항균 펩타이드 간의 상관관계 데이터를 학습하여 감염병을 유발한 세균에 최적화된 항균 펩타이드를 선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균종 특이적 정밀의료는 물론, 유전자 변이를 거쳐 기존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병원균에도 정밀하게 대응할 수 있는 맞춤형 치료제 후보 도출이 가능해졌다. 지금까지의 AI 기반 항균 펩타이드 연구는 단순히
아주대병원(병원장 박준성) 종양혈액내과 최진혁 교수팀이 위암 수술 후 보조항암치료의 최적 시작 시점을 규명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국내 위암 환자 19,140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후향적 코호트 분석으로, 위암 치료의 실질적 임상 가이드라인 마련에 중요한 근거를 제시했다. 위암은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에서 높은 발병률을 보이는 대표적인 암으로, 특히 2기~3기 위암 환자의 경우 근치적 수술 이후 보조항암화학요법을 통해 재발률을 낮추는 것이 표준치료로 권고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수술 후 언제 항암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최선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었다. 이에 최진혁 교수팀은 이현우, 김태환 교수와 함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전국 데이터를 활용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표준 보조항암치료 요법인 S-1(에스원) 또는 CAPOX(카페시타빈, 옥살리플라틴 병용요법)으로 보조항암치료를 받은 위암 환자 19,140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 대상자는 수술 후 항암치료를 시작한 시점에 따라 △6주 이내(12,843명), △6~8주(5,386명), △8주 초과 16주 이내(911명) 등 세 그룹으로 나뉘었고, 이들의 무병생존율 및 전체생존율을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과 생활 방식의 영향으로 비만율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비만 유병률이 일반인을 상회하는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염증성장질환센터 황성욱·김민규 교수팀이 국내 염증성 장질환 환자 11,216명의 체질량지수(BMI)를 분석한 결과, 평균 비만율이 2008년 13.1%에서 2021년 29.8%로 2.3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 성욱 교수 ▲김 민규 교수 비만율 증가와 함께 혈당, 콜레스테롤 등 대사 증후군과 관련된 혈액학적 지표도 지속적인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어 염증성 장질환과 대사 증후군을 동반한 환자를 위한 맞춤 관리가 필요할 전망이다. 이번 연구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염증성 장질환 환자 데이터를 분석해 환자들의 비만 유병률 증가를 처음으로 입증한 데 의의가 크다. 위장관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기는 염증성 장질환은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이 대표적이다. 완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각 환자의 특성과 증상에 맞게 적절한 치료법을 시행해야 하며 평생 치료와 관리를 지속해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의 연구는 대부분 전통적으로 비만율이 높은 백인 인종 중심으로 진행되어, 동양인 염증성 장질환
간까지 전이된 대장암이라도 수술이 가능한 상태라면 항암 치료보다 수술을 먼저 하는 게 환자에게 더욱 유리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장암 환자 10명 중 2~3명은 이미 다른 장기로 암이 퍼진 4기 상태에서 첫 진단을 받는데, 이때에도 6~15%는 수술로 암을 절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 경우 수술로 눈에 보이는 암을 먼저 떼어낼지, 다른 곳에도 암이 전이되었을 가능성을 고려해 전신 치료로 항암화학요법을 선행할지를 두고 의료진마다 판단이 달랐다. 삼성서울병원 대장항문외과 조용범∙김세정 교수 연구팀은 절제가 가능한 간 전이 대장암 환자에서 수술과 항암치료의 시행 순서가 생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국제 학술지 ‘서저리(Surgery)’ 최근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7년 1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삼성서울병원에서 절제 가능한 동시성 간 전이 대장암 진단을 받은 환자 402명을 △수술 후 항암치료를 받은 ‘수술 우선 군’(244명) △항암치료 후 수술을 받은 ‘항암치료 우선 군’(92명) △항암치료를 실시하지 않거나 중단한 후 수술한 ‘항암치료 미실시/중단 군’(66명)로 나누어 분석했다. 수술 후 외래 추적 관찰은 처음 2년간은
DGIST(총장 이건우) 바이오메디컬연구부 이윤희 · 지능형로봇연구부 구교권 선임연구원 연구팀은 혈액 속 암세포에서 나온 엑소좀이라는 아주 작은 입자를 원자힘현미경(AFM)으로 눌러보고, 그 입자의 ‘딱딱함’만으로도 폐암 유전자 돌연변이를 구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단일 엑소좀을 빠르고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어, 새로운 액체생검 기반 폐암 진단 기술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비소세포폐암(NSCLC)은 전체 폐암 환자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가장 흔한 암이다. 그러나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거의 없어 발견이 어렵고, 이미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되는 경우가 많아 치료가 쉽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비소세포폐암은 여전히 높은 사망률을 보이고 있으며,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진단 기술 개발이 의료계의 큰 과제로 남아 있다. ▲(오른쪽 위부터 반시계방향) DGIST 이윤희 선임연구원, 구교권 선임연구원, 박수현 박사후연수연구원] 특히 기존 조직생검은 환자에게 부담이 크고 반복적인 검사에 한계가 있어, 최근에는 혈액 속 정보를 활용한 비침습적 액체생검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DGIST 이윤희·구교권 선임연구원 연구팀은 비소세포폐
건국대학교 정지혜 교수(생명과학특성학과), 한정수 교수(생명과학특성학과), 박호용 교수(KU신경과학연구소) 연구팀이 스트레스 회복력(resilience)에 영향을 주는 뇌 속 단서를 발견했다. 이번 연구는 신경과학 분야 상위 9%에 해당하는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Progress in Neurobiology’에 지난 6월 25일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팀은 스트레스 호르몬 수용체 조절에 관여하는 단백질 FKBP5가 뇌 해마의 시냅스 기능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전을 규명했다. FKBP5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글루코코르티코이드의 수용체를 조절하는 단백질로, 유전적 변이에 따라 기능이 달라지며 정신질환 위험도와도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정 지혜 교수 ▲ 장 승재 박사 연구팀은 FKBP5 유전자가 제거된 생쥐(FKBP5 KO)의 뇌를 분석한 결과, 기억과 감정을 조절하는 해마(hippocampus) 부위에서 시냅스가 강해지는 과정(LTP)은 비교적 정상적으로 유지되었지만, 시냅스가 약화되는 과정(LTD)은 정상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 해마 시냅스의 강화(LTP)와 약화(LTD)는 뇌의 유연성을 나타내는 가소성(pla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는 2030년까지 B형과 C형 간염으로 인한 공중보건 위험 종식을 위해 매년 7월 28일 ‘세계 간염의 날’로 정했다. 우리나라도 간염 예방과 조기 진단, 치료율 향상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세계 간염의 날을 맞아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이문형 교수의 도움말로 B형 및 C형 간염의 위험성과 조기 진단, 치료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본다. ◆ 전세계 간세포암 약 80%는 B형, C형 간염과 연관 간염은 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B형 간염과 C형 간염이 대표적이다. 전세계적으로 B형 간염은 약 2억 9,600만 명, C형 간염은 약 5,800만 명이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두 바이러스는 만성 간질환과 간세포암(HCC)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간세포암의 약 80%가 B형 또는 C형 간염과 관련되어 있다. 문제는 간세포암이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진단이 어렵고, ▲ 이 문형 교수 진료사진 간염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 혈액, 체액을 통한 바이러스 감염이 주 경로 B형 간염(HBV)은 감염자의 혈액, 정액, 타액 등 체액을 통한 점막 또는 비점막 접촉으로 전파된
KAIST 뇌인지과학과 권정태 교수가 MIT, 하버드 의과대학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면역 반응에서 분비되는 사이토카인이 뇌 감정 회로에 직접 작용하여 불안 행동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염증성 사이토카인 IL-17A와 IL-17C가 정서를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진 편도체의 특정 뉴런에 작용해 흥분성을 증가시킴으로써 불안을 유발하며, 반대로 항염증성 사이토카인 IL-10은 같은 뉴런에서 흥분성을 억제해 불안 완화에 기여하는 양방향 조절 메커니즘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KAIST 뇌인지과학과 권정태 교수 연구팀은 쥐 모델에서 피부 염증을 유발한 후, 면역치료제 (IL-17RA 항체)를 투여해 피부 증상은 완화되었으나 불안 수준이 높아진 현상을 관찰하였다. 이는 IL-17 계열 사이토카인의 순환 농도가 높아지며 편도체 뉴런이 과활성화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또한, 항염증 사이토카인 IL-10이 같은 편도체 뉴런의 흥분성을 낮추는 작용을 하며 불안 반응을 완화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감염이나 염증과 같은 면역 반응이 단순한 신체 반응을 넘어서, 뇌 회로 수준의 정서 조절 기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최초로 입
같은 60세라도 태어난 시기에 따라 건강 상태와 일할 수 있는 능력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에 따라 같은 나이에서도 건강 수준이 달라지므로 이를 반영한 사회적 인식과 정책 변화가 요구된다.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이동욱 교수가 제1저자로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에서 최근 출생 세대일수록 ‘노동 제한(health-related work limitations)’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 제한’이란 건강 문제로 인해 일상적인 직업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번 연구는 다국가 공동연구로 세계 고령화 데이터를 활용해 고령층의 건강 상태와 직업 수행 능력의 변화를 세대별로 비교한 결과다. ▲ 이 동욱 교수 연구팀은 한국과 미국, 영국, 멕시코, 유럽 등 주요 국가의 고령자 패널 데이터를 통합해 만 50~80세 성인 14만 9814명의 자료(1994~2021년)를 분석했다. 그 결과 같은 나이라도 더 최근에 태어난 세대일수록 건강 상태가 더 양호하며, 직업 활동에 지장이 생길 가능성이 낮았다. 특히 한국은 모든 연령대에서 건강 문제로 인해 일을 하지 못하는 비율이 가장 낮았고, 출생 세대 간 건강 격차도 가장 빠르게 개선된 국가로 나타났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속에 기상청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 최고체감온도가 35도 내외로 올라 매우 무더울 것”이라며 “온열질환 등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러한 고온다습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인체의 체온 조절에 부담을 주어 무더위로 인한 급성 건강 문제인 온열질환 발생 위험을 높이고 있다. 온열질환은 과도한 열 노출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 질환군으로, 대표적으로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등이 포함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온열질환(질병코드 T67)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27,248명으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2022년 15,638명 대비 약 74%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급격한 증가는 폭염의 빈도 및 강도 증가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어, 온열질환 예방과 관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체계적인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이유정 교수가 말하는 온열질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 이 유정 교수 가장 치명적인 온열질환, 열사병 열사병은 체온 조절 충추인 시상하부의 기능이 붕괴되면서 발생하는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질환이다. 40도 이상의 고체온과 의식 저하를 특징으로 하며, 빈맥, 저혈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