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류마티스 관절염은 주로 팔, 다리의 작은 관절을 침범하는 전신성 만성 염증질환이다. 염증성 관절염의 대표적인 형태로 만성 경과를 거쳐 관절의 변형과 장애를 유발하게 된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병인은 아직 완전히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면역 반응의 이상에 관한 연구들이 많이 보고 되었으며 이를 기초로 하여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새로운 치료제들이 개발되고 있다.
서론
류마티스 관절염은 자가 면역 질환 중 하나로 류마티스 질환의 대표적 질환이다. 전체 인구의 0.4-1%의 환자에 이환되어 있다. 남성에 비해 여성에서 2-3배 가량 더 많이 발생한다. 주로 손 발을 대칭적으로 침범하며 눈, 폐, 심장 침범 등의 관절 외 증상도 비교 적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으로 최근 생물학적 제제의 발달로 치료에 비약적 발전을 하고 있는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해 최신 진단과 치료 원칙에 대해 논의해 보고자 한다.
본론
1. 류마티스 관절염의 임상 양상과 진단
류마티스 관절염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진 바는 없다. 그러나 쌍생아 연구에서 이란성 쌍생아(4%)와 비교하여 일란성 쌍생아(12%)에서 높은 발병률을 나타내 상당한 유전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HLA DR4의 아형인 HLA DRB1*0401과 *0405 대립 유전자 등을 가진 경우 류마티스 관절염의 발생 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활막(synovium)의 염증이 가장 중요한 병리 소견으로 세포의 증식, 염증 세포의 침윤, 신생 혈관의 생성, 여러 세포들 사이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작은 단백질인 시토카인(cytokine)을 비롯한 여러 가지 염증 매개 물질의 발현을 볼 수 있다. 이 중 T세포, B 세포 , 종양 괴사 인자 알파 (tumor necrosis factor alpha; TNFα)와 인터루킨-1, 인터루킨-6 (interleukin; IL-1, IL-6), Janus kinase (JAK) 등이 대표적인 염증 세포 및 전달 물질이 되겠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대부분 수 주에서 수 개월에 걸쳐 서서히 진행한다. 주된 증상은 관절 통증과 뻣뻣함, 부종이며 처음에는 한 개 또는 소수의 관절에서 시작하지만 질병이 진행함에 따라 대부분 5개 이상의 관절을 침범하는 다발성 관절염 (polyarthritis)으로 발전한다. 1시간 이상 지속되는 조조 강직 (morning stiffness)을 특징으로 하며 손가락, 손목, 발가락, 발목 등의 작은 관절을 대칭적으로 침범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림 1).
기존에는 1987년 미국류마티스학회 (AmericanCollege of Rheumatology, ACR) 분류 기준을 이용하였으나 2010년 미국/유럽 류마티스학회 (ACR/EULAR, European League Against Rheumatism)에서 새로운 분류 기준을 발표한 이후 현재까지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기준이 되겠다 (표1).
류마티스 관절염을 의심하는 경우는 먼저 활동성의 활막염 소견을 가진 관절이 최소 1개 이상이면서 다른 질환으로 인한 활막염이 배제된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각각 침범한 관절의 양상에 따라 0-5점을 주고, 혈액 검사에서 0-3점, 급성기 반응 물질 (acute phase reactant)의 유무에 따라 0-1점, 그리고 증상의 발생 기간에 따라 0-1점을 각각 매긴 후, 총 10점 중 6점 이상인 경우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분류한다.
침범 관절의 경우 2-10개의 큰 관절을 (어깨, 팔꿈치, 고관절, 무릎, 발목 관절) 침범한 경우 1점,작은 관절들 (손허리손가락관절, metacarpophalangeal, MCP; 근위부 손가락뼈사이관절, proximal
interphalangeal, PIP; 발허리발가락관절, metatarsophalangeal, MTP; 엄지손가락의 손가락뼈 사이 관절, 손목 관절) 중 1-3개를 침범한 경우 2점, 4-10개는 3점, 그리고 1개의 작은 관절을 포함한 총 10개 이상의 관절 침범 시 5점을 주도록되어 있다.
혈액 검사에서는 정상 참고치의 3배 이하로 상승한 류마티스 인자나 항-CCP항체 양성인 경우 2점, 정상치의 3배 이상 상승한 경우 3점을 매긴다. 급성기 반응 물질인 ESR (erythrocyte sedimentation rate), 또는 CRP (C-reactive protein) 상승의 경우와 증상 발생 기간이 6주 이상인 경우 각각 1점을 주게 된다.
관절 외에 건 (tendon)도 활막에 싸여 있으므로 류마티스 관절염에서 건초염 (tenosynovitis)이 발생할 수 있다. 신전근 (extensor)의 건초염은 손목이나 손등에 국소적 부종을 일으키며 건의 미란과 파열을 유발할 수 있다. 말초 신경의 압박에 의한 충돌 증후군 (예: 손목 터널 증후군)이 잘 발생하며 어깨 관절 침범은 비교적 관절염이 심한 환자에서 후기에 발생한다.
경추를 침범한 경우 목의 뻣뻣함과 통증, 경추의 운동 제한이 생길 수 있다. 가장 우려되는 경우는 C1/C2 경추의 아탈구(atlantoaxial subluxation)로 손상 시 사지마비가 유발될 수 있기에 주의를 요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전신 증상으로 전신 권태와 피로감을 대부분 동반한다. 관절 외 증상이 발생하는 환자는 대개 류마티스 인자가 양성이며, 그 외 에 류마티스 결절을 가지거나, 관절 증상이 심한경우, HLA-DR4의 특정 유전자를 가지는 경우에도 관절 외 증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혈액학적 이상 소견으로 혈소판 증가증, 호산구 증가증 등이 나타나며 류마티스 관절염 이환 기간이 긴 환자에서는 비장 비대, 백혈구 감소증, 반복적 세균 감염이 동반되어 나타나는 Felty 증후군이나 림프증식성 질환의 위험성이 증가한다. 눈이 뻑뻑하고 모래가 낀 것 같은 안구 상공막염이나 공막염이 발생할 수 있다.
폐 질환으로는 흉막 삼출, 간질성 폐질환, 폐 결절 등이 흔히 발생할 수 있으며 심혈관계에서 가장 흔한 것은 심낭염이다. 혈관염은 오랜 기간 심한 관절염을 앓는 환자에서 류마티스 인자가 양성인 경우에 주로 나타난다. 손/발가락의 선상 출혈 및 괴저, 피부 궤양, 자반증, 말초 신경병증 등이 유발될 수 있다.
2. 류마티스 관절염의 치료
류마티스 관절염은 만성 질환이기에 지속적인 관리와 약물 치료가 병행되어야 하며, 궁극적인 치료 목표는 완전 관해 (complete remission) 또는 최소한 낮은 질환 활성도 (low disease activity) 유지를 목표로 한다.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 권고안 은 영국, 아시아 태평양, 미국, 유럽 등에서 다양한 권고안들이 주기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이 권고안들의 공통되고 보편화된 부분을 중심으로 치료안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치료의 기본 원칙은 치료 시작 후 첫 3개월 이내에 치료제에 대한 반응을 보여야 하고 , 만약 치료 후 6개월째에도 반응이 없 는 경우엔 각각의 알고리즘에 따라 치료 약제의 변경 및 추가 등의 치료 전략을 다시 세워가야 한다.
다음은 각각의 약물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1) 비스테로이드소염제(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 NSAIDs) 및 글루코코르티코이드 (glucocorticoid)
비스테로이드소염제는 관절염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되며 빠른 효과를 보이기에 대개 질병 초기에 급성 염증을 조절하고 항류마티스약제 (disease modifying anti-rheumatic drug, DMARDs)의 효과가 나타낼 때까지 사용하는 약제이다.
장기간 사용시 위장관 장애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글루코코르티코이드는 NSAIDs에 비해 강력하게 관절염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지만 장기간 사용할 경우 부종, 혈당 상승, 부신피질 기능저하 및 골다공증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최소 용량을 가능한 최소 기간동안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2) 전통적(conventional) DMARDs
50여 년 전부터 사용되어 온 류마티스 관절염의 대표적 치료 약제는 메토트렉세이트 (methotrexate, MTX)라 할 수 있다. 이 외에 항말라리아제 (하이드록시퀴놀론, hydroxychloroquine), 설파살라진, 레플루노마이드, 아자티오프린등이 사용된다.
소염제나 스테로이드계 약물과 달리 DMARDs의 효과는 최소 1개월에서 3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 해야 효과를 보이기 때문에 환자에게 복약 순응도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또한 약물 시작 첫 4주 이내에 백혈구 감소증, 구강 궤양 등의 약물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치료 약제 시작 후 4주 이내에 혈액 검사 추적이 필요하다.
MTX는 비교적 안전한 약물이지만 주 1회 요법인 복용 방법에 대해 환자에게 주지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간혹 고령의 환자에서 주 1회 MTX를 매일 복용하여 골수 억제로 인한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발생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3) 생물학적(biologic) DMARDs
1990년대 들어서면서 부터 류마티스 관절염의발병 기전에 관여하는 염증 세포나 시토카인들이 많이 발견되면서 이를 타겟으로 한 약제의 개발이 다방면으로 이루어지게 되었다. 종양괴사인자알파 (TNFα) 억제제가 가장 먼저 사용하게 된 생물학적 DMARDs제로서 국내에는 etanercept, infliximab,adalimumab, golimumab 등의 제제가 시판되고 있으며 각각의 용법과 투여 기간 등의 차이에 따라, 의사 또는 환자의 선호도에 따라 선택되어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이들 제제와 동등한효과를 보이면서 약제 비용의 감소를 보일 수 있는 biosimilar도 처방이 가능하다. T세포 억제제인 abatacept (CTLA4 Immunoglobulin), B 세포 억제제인 rituximab (CD20 antibody), IL-6
억제제인 tocilizumab등이 정맥 또 는 피하 주사로 가능하며, JAK 억제제인 tofacitinib/baricitinib 등은 경구제로 처방이 가능하여 주 사제로 인한 피부 발적 등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게 되었다.
3. 류마티스 관절염의 진단과 치료 시 고려 사항
아직까지 류마티스 관절염의 진단 기준은 없으며 분류 기준을 통한 진단이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분류 기준에 따른 기계적 진단이 아닌 숙련된 류마티스 의사의 신체 진찰 및 문진을 통한 활막염 유무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류마티스 관절염의 궁극적인 치료 목표는 질병의 관해 (remission ) 또는 낮은 질병 활성도 (low disease activity)를 유지하는 것이다. 치료 초기부터 DMARDs 및 NSAIDs, 필요에 따라 저용량의 스테로이드 병합 요법을 통해 첫 3개월 이내 질병의 개선을 목표로 하며, 치료 첫 6개월 이내 치료 목표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약물 치료 외에도 환자 교육을 통해 만성관리가 필요한 질환인 것과, 적절한 유산소 운동을 통한 근력 강화 운동에 대한 안내, 체중이 늘지 않도록 권유하는 것도 중요하다. 관절염에 효과가 있는 식품은 특별히 입증된 것이 없기에 영양소가 골고루 포함된 음식을 섭취하도록 교육하여야 한다.
결론
류마티스 관절염은 만성 질환으로 최근의 비약적인 치료 발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관해 수준의 질병 억제 및 조절이 최선인 질환이다. 그러나 지속적인 관리를 통한 조절이 가능한 질환으로 다양한 신약들이 지속적으 로 개발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가능한 최선의 치료를 하며 질병을 관리해 나간다면 멀지 않은 미래에 류마티스 관절염의 완치를 바라볼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